보험사 “암보험 수익성 없다” 고령자 대상 상품 개발 외면

보험사 “암보험 수익성 없다” 고령자 대상 상품 개발 외면

입력 2012-08-09 00:00
업데이트 2012-08-09 0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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癌 스트레스에 짓눌린 대한민국

100세 시대가 눈앞에 왔지만 노인을 위한 암보험 상품은 극히 드물어 보험사들이 수익성 없는 상품은 철저히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더군다나 70대 이상 고령 노인을 위한 암보험 상품은 거의 없다시피 해 정작 암 보험이 필요한 사람들은 가입 기회조차 빼앗기고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전문가들은 노인들을 위한 맞춤형 보험 도입과 정부의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고 진단했다.

●정작 필요한 70대 가입 기회조차 없어

8일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2010년 60대 암보장 보험 가입률은 18.9%로 40대와 50대 가입률인 67.9%, 60.1%와 비교하면 3분의1 수준밖에 안 된다. 나이가 많을수록 보험료가 급격히 올라 소득이 적은 노인들은 보험에 가입하기 어려운 것이 주요 이유다. 신한생명의 경우 40대 남성의 암 보험료는 2만 7300원이지만 50대는 5만 5300원, 60대는 11만 6800원으로 두 배 이상씩 증가하고 있다. 게다가 대형 보험사 중 70대 노인을 대상으로 암보험을 판매하는 곳은 단 한 곳도 없어 70대 가입률은 산정하기조차 어려운 실정이다.

●“100세 시대… 맞춤형 보험 도입 필요”

지난해 12월 국립암셈터에서 발간한 ‘2009년 암등록통계 연례보고서’를 보면 60대 암 발생률은 10만명당 2637.7명으로 40대와 50대인 708.8명, 1134.6명에 비하면 두세 배가량 높았다. 70대는 60대보다 1000명가량 많은 3399.5명에 이른다. 나이가 들수록 암 발생률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지만 정작 암보험이 필요한 70대 노인들은 가입 기회조차 없는 셈이다. 생명보험업계 관계자는 “노인층으로 갈수록 암 발생률은 가파르게 증가해 젊은 사람들보다 암보험료가 비싼 건 어쩔수 없다.”면서 “보험사들은 보험료가 비싸게 책정되면 노인들의 암보험 수요가 높지 않아 시장성이 없을 것으로 판단해 신규 상품을 만들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고령화대책 차원 제도적 보완 시급”

하지만 전문가들은 노인들을 위한 암보험이 시장성이 없다고 해서 보험상품조차 만들지 않는다는 건 문제라는 시각이다. 김창호 한국소비자원 책임연구원은 “노인들의 암 보험료가 높아 시장성이 없다는 이유로 보험 상품 개발을 소홀히 하는 것은 소비자들의 선택권까지 빼앗는 일”이라며 “소비자들이 보험을 가입할 수 있는데 가입 안 하는 것과 가입 자체를 못 하는 것은 다르다.”고 지적했다. 그는 “베이비부머 세대가 곧 노인층으로 편입되고 100세 시대가 도래하면 70대를 위한 암보험 상품 수요가 증가해 그들을 위해서라도 신규 시장을 창출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면서 “그에 따른 노인들을 위한 맞춤형 보험 도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조용운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노인 의료비 부담을 민간 보험사에게만 떠넘기는 것은 한계가 있다.”면서 “고령화 대책 차원에서 노인들의 암 치료비에 대한 정부의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이성원기자 lsw1469@seoul.co.kr

2012-08-09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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