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동결 배경은 ‘7월 인하 효과 지켜본다’

기준금리 동결 배경은 ‘7월 인하 효과 지켜본다’

입력 2012-08-09 00:00
업데이트 2012-08-09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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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동결한 것은 일단 7월 금리 인하의 효과를 지켜보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도 이달 동결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 모습이다. 경기가 더 나빠져 연내 한 번 이상의 추가 인하가 기정사실로 굳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외 경기상황 개선기미 없어

유럽 위기는 이미 우리 경제의 ‘상수’가 됐다. 유럽연합(EU)은 재무장관 회의에서 스페인에 대한 구제금융 지원에 합의했으나 스페인 10년물 국채금리는 7월 말 사상 최고치인 7.6%까지 치솟았다.

미국은 2분기 성장률이 1.5%로 내려앉았다. 6월 산업생산은 다소 증가했지만 소비심리는 두 달 연속 내리며 올해 최저치를 기록했다.

중국 역시 경기 경착륙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중국의 전년동기대비 성장률은 6분기 연속 떨어지다 올해 2분기 3년 만에 8% 아래로 내려갔다.

대외 경기에 큰 영향을 받는 우리 경제상황도 개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6월 생산ㆍ소비ㆍ투자가 모두 악화했다. 광공업생산은 전월보다 0.4% 감소하고 서비스업 생산도 같은 기간 0.4% 하락했다.

소매판매 역시 내구재ㆍ비내구재 할 것 없이 부진해 5월보다 0.5% 줄었다. 설비투자와 건설투자도 각각 6.3%, 3.3%씩 축소됐다.

경제의 버팀목이었던 수출은 7월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8.8%나 줄었다. 무역흑자는 27억 달러로 전달의 반 토막이 됐다.

경제 심리는 빠르게 얼어붙었다. 7월 제조업의 업황 경기실사지수(BSI)는 2009년 4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소비자와 기업의 경제심리를 종합한 경제심리지수(ESI)도 2009년 5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상황이 이러자 올해 경제성장률이 2%대에 머물 것이란 예상이 사실상 기정사실로 되는 분위기다. 한은이 올해 두 번이나 낮춘 전망치 3.0%에도 못 미친다는 것이다.

LG경제연구원 신민영 거시경제담당 부문장은 “성장률이 애초 3% 초반에서 이젠 2% 중반까지도 갈 수 있다는 이야기가 시장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연내 기준금리 추가 인하는 기정사실화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지만 한은이 기준금리를 동결한 이유는 일단 7월 금리 인하의 효과를 지켜보겠다는 의미다.

공동락 토러스 투자증권 채권팀장은 “금리 인하의 효과는 빨라야 3개월 후부터 시장에 반영된다”고 설명했다. 임 진 금융연구원 연구위원도 “파급 시차를 고려해 점진적인 금리 조정을 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유럽중앙은행이 금리를 동결하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도 3차 양적 완화(QE3) 이야기를 삼가는데 우리만 먼저 완화 정책을 쓸 필요가 없다는 이유도 있다.

물가 상승 가능성도 동결에 무게를 실었다. 현재 물가는 안정세지만 국제 곡물가격 폭등이 하반기 중 상승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또 경기부양을 위한 추경 가능성이 커지고 금리 인하로 가계ㆍ기업부채가 늘어날 수 있는 점도 배제할 수 없다.

일각에선 이번 동결이 큰 의미가 없다는 의견도 있다. 하반기 중 한차례 이상 내리는 것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내리냐 안내리냐’가 아닌 ‘언제 내리냐’의 문제란 것이다.

SK증권 염상훈 연구원은 “추가 인하는 결국 시기상의 문제”라며 “이달 동결에도 시장금리는 (하반기 인하를 염두에 두고) 내려갈 것”이라고 봤다.

임 연구위원은 “연말까지 두 차례 더 낮출 것으로 본다”면서 “시기 결정은 금통위가 어떤 식으로 (경기부양) 기대를 형성할 것인가와 연관된 기술적 문제”라고 분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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