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워진 한반도’ 농작물 지도 확 바뀌었다

‘뜨거워진 한반도’ 농작물 지도 확 바뀌었다

입력 2012-08-13 00:00
수정 2012-08-13 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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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특산물 개념 실종…재배 한계선 북상한 탓”아열대 신품종 국내 도입 방안 마련해야”

한반도에 아열대 현상이 심해지면서 농작물 재배 지도가 크게 바뀌었다.

‘제주 감귤’, ‘청도 복숭아’, ‘경산 포도’, ‘대구 사과’ 등과 같은 지역 특산물 개념이 이젠 실종되다시피 했다. 기온이 오르면서 농작물 재배한계선이 북상한 탓이다.

13일 통계청과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국내 대표적인 아열대 작물로 제주도에서만 생산된 감귤 재배지는 전남, 경남 등 내륙으로 이동한 지 오래됐다.

지난해 제주의 감귤 재배지는 2만1천363㏊로, 전체 재배면적(2만1천424㏊)의 99.7%를 차지했다.

하지만, 경남이 감귤 재배에 나서 2007~2011년 재배면적이 10㏊ 이상을 유지했다. 전남 역시 2000년대 들어 감귤을 신특화작물로 삼고 재배에 나서 2005년에 재배면적 75㏊를 기록했다.

복숭아는 지구 온난화 영향으로 동해(凍害) 발생이 줄어 재배면적이 증가했다.

예전에 청도군을 비롯해 경북지역이 연평균 11~15℃란 복숭아 최적 생육조건을 충족했다. 이제는 충북, 강원 등에서도 복숭아를 재배할 수 있다.

재배 면적 추이를 보면 충북은 1990년 1천184㏊에서 1999년 2천㏊를 돌파하고서 올해 3천743㏊까지 늘었다. 20여 년 사이 재배면적이 세배 이상으로 확대됐다.

강원은 1990년 449㏊에서 2004년 820㏊까지 늘었다가 다시 감소해 올해는 554㏊를 기록했다. 경기 역시 1990년 815㏊에서 2005년 1천366㏊까지 확대됐다. 특히 남한 최북단 지역인 파주시의 재배면적이 1992~2007년 15년 사이 1.2㏊에서 15㏊로 급증했다.

포도 역시 재배지가 북상했다.

포도의 전체 재배면적은 1990년대에 급격하게 늘었다가 한ㆍ칠레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칠레산 포도가 들어온 이후에는 계속 줄었다. 1999년에 3만㏊를 넘었던 재배지가 지난해 1만7천445㏊로 축소됐다.

지역별 부침(浮沈)은 달랐다. 포도의 주산지인 경북은 지난해 8천306㏊로, 가장 넓었던 1998년(1만3천703㏊)보다 39.4% 급감했다.

1990년대에 100㏊ 내외였던 강원은 2002년에 200㏊를 넘어 2008년엔 371㏊까지 확대됐다. 특히 영월군은 1992년 7.2㏊에서 2007년 67.9㏊로 급증했다. 이곳은 강원 제1의 포도 산지로 자리 잡았다.

온대 과일인 사과는 기온이 오른 탓에 재배면적이 감소하고 있다. 1990년 4만8천833㏊에서 1990년대 중반까지 5만㏊를 유지하다가 최근 3만㏊대로 떨어졌다.

특히 사과 주산지인 경북은 1992년 3만6천355㏊로 역대 최고치에 올랐다가 지난해 1만9천24㏊로 반 토막 나다시피 했다.

그러나 강원지역은 사과 재배면적이 2007년 114㏊에서 올해 434㏊로 최근 들어 네 배가량 급증했다. 온도가 비교적 낮은 산지로 재배지가 이동한 것이다. 평창군의 재배면적은 2006년 4.8㏊에서 올해 45㏊로 크게 늘면서 새로운 주산지로 부상했다.

추위에 잘 견디지 못해 주로 남부지방에서 재배된 쌀보리는 충북, 강원지역으로까지 퍼지고 있다.

쌀보리 자체는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고 농가의 외면을 받아 전반적으로 감소하고 있지만 주산지가 전남에서 전북으로 북상했다.

재배면적이 1990년에 전남이 5만5천253㏊, 전북은 7천455㏊로 전북이 전남에 한참 뒤졌다. 이후 전남의 재배면적이 갈수록 줄고, 전북은 소폭 늘어나 2010년 전남 9천373㏊, 전북 9천621㏊로 역전됐다.

가을감자 역시 기후 온난화 영향으로 재배지가 확산하고 있다. 강원도에서도 감자 2모작을 해 강원지역의 가을감자 재배면적이 1990년대 초반 전혀 없다시피 하다가 2000년대 들어 연평균 42㏊로 늘었다.

전북은 1990년 중반부터 전남을 추월하고 최근엔 전남의 두 배가량으로 차이가 났다. 지난해 기준 전북은 839㏊, 전남은 490㏊였다.

통계청 관계자는 “기후온난화에 대응한 지역별 품목 전환이 시급하다”며 “온난화에 대응해 기존 품종을 재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아열대의 신품종을 국내에 도입해 정착시키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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