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KT, DCS 놓고 갈등 심화

방통위-KT, DCS 놓고 갈등 심화

입력 2012-09-11 00:00
수정 2012-09-11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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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통신위원회와 KT가 최근들어 ‘접시안테나 없는 위성방송(DCS)’ 등 민감한 사안을 놓고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이석채 KT 회장은 11일 대한상의에서 열린 정보통신기술(ICT) 전담부처 설립을 촉구하기 위한 ‘ICT 대연합’ 출범식 환영사에서 작심한 듯 방통위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그는 “젊은이들이 희망을 갖도록 자리를 깔아주는 (ICT 관련) 부처가 있어야 하지만 소리를 쳐봐야 메아리 없는 답변만 돌아온다”며 현 방통위 체제를 강도높게 비판했다.

차기 정부의 ICT 전담부처 설립을 위해 결성된 ICT대연합에는 방통위의 전신격인 정보통신부 장관 등 장관 출신 11명을 포함해 우리나라 ICT 분야에서 내로라하는 전문가들이 대거 참여하고 있다.

정통부 장관를 지낸 이 회장은 이 단체의 고문 자격으로 환영사를 맡았다.

그는 “ICT가 출산, 육아, 교육 문제에 해답을 주는 엄청난 가능성을 우리에게 주고 있지만 이를 다룰 수 있는 곳이 없다”고 방통위를 겨냥했다.

사회양극화 등의 문제를 방송정보통신기술(BICT)로 해결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이 해결책을 수많은 장차관들께 설명했지만 나서겠다는 부처가 없었다”고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 회장의 발언은 그동안 방통위에 대한 불만을 국내 ICT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인 자리를 빌려 토로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방통위와 KT간 갈등의 진원지는 DCS로 모아진다.

방통위는 최근 KT스카이라이프가 의욕을 갖고 추진하는 DCS에 대해 “위법하다”며 “신규가입자 모집을 중지하고 기존 가입자를 해지하라”고 권고한 바 있다.

이에 KT스카이라이프는 지난달 30일 기자간담회장에 ‘닭 모가지를 비틀어도 새벽은 오듯 시청자와 DCS가 승리할 것이다!는 현수막을 내걸고 방통위 결정에 강력 반발했다.

실제로 KT스카이라이프는 방통위의 권고에 불복, 보란듯이 DCS 가입자 모집을 강행하고 있다.

이 소식을 전해들은 방통위는 격앙했다. 특히 ‘닭모가지’ 대목이 방통위 상임위원들의 감정을 자극했다는 후문이다.

지난 7일 방통위 전체회의에서 신용섭 상임위원은 “닭 모가지 얘기는 저항운동 때 나오는 것”이라며 “규제기관을 상대로 저항을…”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KT가 방통위의 권고도 지키지 않는 데 이용약관은 지키겠느냐”며 “시장조사에 착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권고에서 나아가 시정명령을 내리기 위해서다.

김충식 상임위원은 “DCS는 융합상품이 아니라 단순한 조립상품에 불과하다”며 “법을 무시하는 행태를 좌시하면 안된다”며 KT를 비난했다. 양문석 상임위원도 “DCS는 50년 전에 지역 케이블TV 사업자들이 지상파 신호를 케이블 신호로 바꿔 보내는 것과 다를 바 없는 기술”이라며 “신기술이라고 할 수도 없다”고 KT측의 신기술 주장을 일축했다.

양 위원 등은 더 나아가 이석채 KT 회장을 전체회의에 소환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고 방통위 실무선에서도 “법적으로 소환 가능하다”며 KT 압박에 가세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회장의 발언은 방통위의 강도높은 압박에 정면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 아니냐는 게 주변의 관측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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