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학조사로 지역사회 암 집단발병 첫 확인

역학조사로 지역사회 암 집단발병 첫 확인

입력 2012-10-08 00:00
업데이트 2012-10-08 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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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진도 간암 발생 40~60% 높아…”5~10배 많은 C형간염 탓 유력”

국내 최초의 암 심층역학조사에서 특정 지역에 암 집단발병 사례가 처음으로 확인되고 원인을 규명할 실마리도 발견됐다.

질병관리본부는 지난해 시작한 암 역학조사에서 전남 진도군에서 간암 집단발병 사례를 확인했으며 C형간염이 유력한 원인으로 지목됐다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용익(민주통합당) 의원이 8일 밝혔다.

질병관리본부 조사에 따르면 1999~2008년 진도군의 인구 10만명당 간암 발생률은 남성이 71.7명, 여성이 18.8명으로 전남 전체 평균보다 40~60% 더 높게 나타났다.

지난 1999~2003년의 경우 진도군 남성의 간암 발생률은 전남지역 남성 평균치 59.7명보다 53% 더 높은 91.6명을 기록했으며 진도군 여성 발병률(19.0명)도 전남 전체 여성(13.3명)에 비해 훨씬 높았다.

진도의 간암 발생은 전남지역 뿐 아니라 전국평균(남 46.5, 여 12.3)이나 인근 중국(남 42.5명, 여 11.3명), 일본(남 39.8, 여 11.9명)보다 훨씬 많다.

같은 기간 진도의 간암 사망률(남 73.2명, 여 18.4명)도 전남 전체 평균에 비해 60% 더 높았다.

식중독과 각종 감염병 역학조사는 흔히 있지만 암 발생 심층 역학조사는 이번이 처음이며, 조사에서 암 집단발병이 확인된 것도 최초다.

앞서 여성 갑상샘암 조사(2008년), 인천 동구 폐암 조사(2009년), 경북 상주 백혈병 조사(2010~2011년)의 경우 초기 역학조사에서 통계적으로 암 발생 위험이 더 높다고 볼 수 없는 것으로 분석돼 더 이상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

반면 진도는 간암 환자가 비정상적으로 많아 집단발병 사례로 결론이 났고 이에 따라 원인규명을 위한 심층역학조사가 시작됐다.

보건당국이 2008~2009년의 지역사회건강조사 항목 가운데 B형간염, C형간염, 음주, 흡연 등 간암 위험요인을 분석한 결과 진도 주민의 C형간염 항체 양성률이 다른 지역(약 1%)의 5~10배에 이른다는 점을 확인했다.

진도 주민의 C형간염바이러스(HCV) 항체 양성률은 7.8%(2008년)와 12.0%(2009년)를 기록했으며 진도읍과 4개 면의 HCV 양성률은 12.4~14.3%를 보였다.

특히 음주와 흡연 등 다른 위험 요인에 노출 정도가 낮은 20대 젊은층의 양성률도 17.6%로 높게 나타났다.

C형간염은 혈액이나 체액으로 옮고 식생활이나 가벼운 입맞춤 등으로 감염되지 않는다. 외국에서는 정맥주사기 공동사용, 의료기관 감염, 성관계 등이 주요 감염 경로로 알려졌다. B형간염보다 빈도는 낮지만 모체와 태아 사이 ‘수직감염’도 일어난다.

질병관리본부는 올 하반기와 내년에 중고생 총 2천명을 대상으로 HCV 감염 실태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질병관리본부 박혜경 만성질환관리과장은 “진도 지역에 간암이 많은 이유는 C형간염 때문일 가능성이 유력하다”며 “보다 정확한 C형간염 유병률과 확산 경위 등을 규명하기 위해 추가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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