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CJ, 이병철회장 추모식 ‘신경전’

삼성-CJ, 이병철회장 추모식 ‘신경전’

입력 2012-11-15 00:00
업데이트 2012-11-15 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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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영 사용문제 등 비난 반박

유산 상속 관련 소송으로 감정이 상한 삼성과 CJ가 이번엔 삼성그룹 창업주인 이병철 회장의 추모식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CJ그룹은 14일 “삼성그룹으로부터 19일 이병철 선대 회장 25주기 추모식 당일에 선영 정문으로 출입하지 말고, 제수를 준비하는 데 필요한 선영 내 한옥도 사용하지 말라는 통보를 받았다.”며 비난 성명을 냈다. CJ는 지난 6일 행사 주관자인 삼성 호암재단으로부터 추모식과 관련해 통보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가족 행사는 없다는 것과 오전 10시 30분~오후 1시 삼성그룹 참배 이후 다른 그룹이 자유롭게 방문할 수 있지만 정문으로는 출입할 수 없고 이 회장 생전 가옥인 선영 내 한옥은 사용할 수 없다는 내용이다. CJ는 “선대 회장 추모식은 지난 24년간 단 한 차례의 예외도 없이 가족들이 함께 모여 참배하고 선영 내 한옥에 모여 별도로 식사를 함께했다.”며 “뒷문으로 왔다 가라는 삼성의 통보는 사실상 다른 형제와 그 자손들의 정상적인 선영 참배를 막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비난했다.

그간 추모식에선 이건희 회장, CJ 이재현 회장 등이 함께 참배하고 맏며느리인 CJ 손복남 고문이 한옥에서 제수를 준비해 왔다고 CJ 측은 주장했다. CJ 측은 “예년처럼 정문과 한옥을 사용할 수 있게 해 달라고 호암재단을 통해 수차례 요청했으나 거부당했다.”고 밝혔다. 이어 “신세계와 한솔 등도 동일한 통보를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삼성그룹 관계자는 “올해 추모식은 그룹별로 참가 인원이 많아 따로 진행하기로 하고 호암재단이 각 그룹에 안내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재계 안팎에선 법정 싸움으로 인한 삼성 측의 불편한 심기가 그대로 반영된 게 아니냐는 시각이 나온다.

삼성그룹도 보도자료를 내고 “선영에 정문은 없으며 오히려 선영에서 가까운 호암미술관 쪽 진입로를 안내해 준 것”이라며 “삼성 사장단도 매년 이 진입로로 출입해 왔다.”고 주장했다. 또 한옥 사용과 관련해선 “한옥은 영빈관으로 사용하는 주거 시설로, 제수를 준비하는 곳이 아니다.”라며 “제수와 제기는 삼성이 준비한다고 사전에 알려줬기 때문에 한옥을 사용할 이유가 없다.”고 반박했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2012-11-15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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