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완 “무분별한 금융 팽창이 위기 부를 수도”

박재완 “무분별한 금융 팽창이 위기 부를 수도”

입력 2012-12-10 00:00
수정 2012-12-10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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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산분리 규제는 현 수준 유지해야”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금융부문의 무분별한 팽창이 시스템 위기를 높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박 장관은 10일 오전 서울 은행회관에서 대한금융공학회와 한국금융연구원 주최로 열린 ‘지속 경제성장을 위한 금융의 역할과 정책방향’ 심포지엄의 기조연설에서 이같이 밝혔다.

박 장관은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드러났듯이 금융부문의 무분별한 팽창은 거시경제 전반의 안정성을 저해할 수 있다”며 “금융산업 발전 전략은 실물경제의 안정과 조화를 전제로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제사회에서도 금융회사의 리스크를 낮추고 거시건전성을 높이려는 금융규제가 강화되는 추세라고 소개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금융부문의 과도한 신용 확대는 경제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밝힌 최근 연구 결과도 덧붙였다.

그는 금융산업이 발전하려면 “금산분리 규제는 외국 사례 등에 비추어 현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금산분리 규제를 4%로 다시 더 낮추자는 주장이 있지 않느냐”며 “다른 나라와 비교해봤을 때 현재대로 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또한 “정부 소유 은행들의 민영화는 금융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민연금의 기금액이 고갈될 수 있다는 우려도 했다.

박 장관은 “현재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은 40%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평균인 58%보다 낮은 수준”이라며 “그나마 2060년쯤에는 기금이 고갈될 전망이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금융부문이 노후소득보장 체계의 공백을 개인연금으로 메워야 한다고 제언했다.

금융의 사회적 책임도 당부했다. 금융회사가 시스템 위기를 맞으면 막대한 재정이 투입된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금융권이 신뢰를 회복해 금융산업의 경쟁력 제고에 이바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나라 금융 역사가 눈부시게 발전했지만 그늘도 있다고 설명했다.

1997년 외환위기와 2003년 카드대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 금융부문에서 경제위기가 촉발된 사례를 예로 들었다.

이에 따라 정부 차원에서 금융회사 스스로 금융소외자를 배려하고 공공성을 강화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불완전 판매와 ‘꺾기’ 등 금융상품 구속행위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박 장관은 또 “금융은 실물 부문에 자금을 공급하는 ‘금융 본연의 기능’에 더욱 충실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한계기업에 대한 지원은 줄이고, 경쟁력 있는 창업ㆍ벤처기업을 적극 지원해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는 이날 행사에 참석한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이 “우리 금융산업은 여전히 제조업을 지원하는 후선산업으로 인식되고 있는데, 금융권도 변해야 하지만 정부의 사고와 정책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한 것과 대조되는 부분이다.

박 장관은 “정부는 옥석을 가려서 우량기업이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상시 구조조정 시스템을 운영하겠다”며 인수합병(M&A) 등 중간 회수시장 활성화와 기술금융 인프라 개선을 약속했다.

박 장관은 금융산업이 독립산업으로 발전할 것도 당부했다.

금융은 고용창출능력이 높고 청년층이 선호하는 고부가가치 산업이지만 우리 금융산업의 비중은 선진국보다 아직 낮아서 성장여력이 충분하다.

박 장관은 향후 정책방향에 대해서는 금융안정성을 재차 강조했다.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금융ㆍ외환시장의 불안요인을 점검하고, 바젤 Ⅲ 등 새로운 금융규제 체계도 뿌리내리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가계부채 연착륙 대책으로는 총량 관리와 부채구조 개선을 언급했다.

최근 경제동향에 대해서는 “저성장 추세가 세계 경제의 새로운 균형(New Normal)이 될 것이라는 견해가 주목받고 있다”고 소개했다.

우리 경제는 2000년대 들어 성장률이 4%대로 하락하고, 설비투자가 부진한 가운데 저축률이 하락해 투자여력도 줄었다.

그는 “생산가능인구 증가율이 둔화하고 노동시간이 단축되는 추세”라며 “요소투입이 주도하는 방식의 성장은 더는 기대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과거 불균형성장 전략의 반작용으로 나타난 수출과 내수, 제조업과 서비스업,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부문간 격차도 줄어들지 않고 있다고 진단했다.

박 장관은 “이제는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며 “근본적인 구조개선으로 성장잠재력을 확충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저성장 저금리 기조로 금융회사의 수익성과 건전성 악화가 새로운 위험요인으로 떠오른 만큼 저성장 저금리 추세의 영향을 스트레스테스트로 분석하고, 업권별 영업전략과 감독방안을 찾겠다고 약속했다.

박 장관은 북한의 미사일발사에 대한 준비상황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24시간 모니터링 시스템을 가동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여러 관련기관과 협조하고 신용평가사에 정보를 업데이트해 제공하고 있다”라며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면 거기에 대응할 조치들을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선물환 포지션 규제 강화 여부에 대해서는 “검토하는 단계”라고 밝혔다.

기재부는 지난달 27일 선물환 포지션 한도를 25%씩 줄이는 1단계 조치를 발표했다.

2단계 조치로는 선물환 포지션 한도의 관리방식을 종합 포지션 한도처럼 매영업일 잔액 기준으로 바꿔 일원화하는 방안의 채택 가능성이 크다고 알려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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