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이후 새정부 정책방향 지켜보자” 정책 판단
기준금리가 연 2.75%로 동결됐다.한국은행은 13일 김중수 총재 주재로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를 열어 기준금리를 11월에 이어 이달에도 연 2.75%로 유지했다. 10월 이후 두 달째 동결이다.
기준금리는 작년 5월 3.0%에서 6월 3.25%로 오른 뒤 13개월만인 올해 7월 3.0%로 낮아졌다. 2011년 2월(2.75%) 이후 20개월만인 지난 10월부터 2%대로 떨어졌다.
최근 들어 수출이 회복돼 올해 3분기를 저점으로 국내 경기가 완만하게 살아날 수도 있다는 기대섞인 전망이 이번 동결의 주요인으로 보인다.
특히 우리 대선이 엿새 앞으로 바짝 다가와 새 정부의 경제정책 방향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정책 판단도 작용했다.
올해 7월과 10월 두 차례 기준금리를 내린 정책 효과를 좀더 두고보자는 고려도 감안됐다.
국내 경제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미국과 중국의 경제지표가 다소 호전되고 있는 점도 동결 요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재정절벽’ 협상 시한이 3주 앞으로 다가온 만큼 협상 타결 여부 등 대외여건의 변화 가능성을 기다릴 필요성도 동결에 힘을 보탰다. 재정절벽이란 미국의 각종 세금 감면 정책이 올해 연말에 끝나 내년부터는 가계ㆍ기업의 세금부담이 크게 늘어나고 정부 지출이 삭감돼 미국 경제가 위기를 맞게 된다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원ㆍ달러 환율의 가파른 하락 등의 요인으로 국내 경기회복의 모멘텀이 약해지면 내년초께 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있다.
특히 10∼11월중 일부 실물지표가 나빠진 것으로 나타나고 있어 금리 인하는 시간문제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올해 3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전기 대비 0.1% 성장에 그쳤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1분기(0.1%)와 같은 수준으로 ‘아직도 바닥을 지나지 않았다’는 L자형 저성장 우려가 퍼지고 있다.
10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광공업을 제외하고 소비ㆍ서비스 생산이 일제히 감소했다.
이에 따라 향후 경기가 더욱 나빠진 것이 확인될 때를 대비해 금리 인하 여력을 비축할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 이달 동결은 ‘한시적 관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김중수 총재도 지난 7일 한은 금요강좌에서 “통화정책은 국내외 금융시장 동향과 실물경제 움직임 등을 감안해 탄력적으로 운용하는 것이 당면과제”라며 향후 금리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LG경제연구원 조영무 책임연구원은 “연말에 금리를 움직인 예가 흔치 않았고, 대선 결과를 지켜보자는 판단으로 동결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SK증권 염상훈 연구원은 “올해 4분기 경제성장률을 확인하고 내년 1월 경제전망을 내놓을 때 금리를 조정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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