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심의 재개…朴당선인 약속 예산안에 담길까

예산심의 재개…朴당선인 약속 예산안에 담길까

입력 2012-12-20 00:00
수정 2012-12-20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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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상보육 예산 총지출 범위에서 늘어날 듯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약속을 지키는 민생대통령을 강조함에 따라 내년 예산안에 대선 공약이 얼마나 반영될지 주목된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20일 여야 간사의 회동을 시작으로 정부가 제출한 예산안 심의를 본격적으로 재개할 예정이다.

정부가 짠 예산안은 박 당선인이 대선 공약에서 내건 ‘0~5세 무상보육’ 등에서 차이를 보여 어느 정도 손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여기에 내년 저성장 기조가 예상됨에 따라 경기에 대응하는 추가경정예산안 편성 가능성도 있다.

박 당선인은 19일 첫 대국민 메시지에서 “국민께 드린 약속을 반드시 실천하는 민생대통령이 돼 국민 여러분이 기대하던 국민행복시대를 열겠다”며 민생공약의 실천 의지를 천명했다.

정부도 내년 예산안 심의 과정에서 대선 공약을 일부 반영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다만 정부는 이미 정치권의 총선 공약을 상당 부분 반영했으며 박 당선인과 가장 큰 차이를 보이는 무상보육 예산에 대해서는 기존의 입장에서 변함이 없다고 재확인했다.

박재완 장관은 20일 세종청사 입주식에서 기자들과 만나 무상보육 예산을 늘릴 것이냐는 질의에 “아직까지 정부 입장이 변함이 없다”며 “예산 심의가 재개되니까 활발하게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무상보육 예산은 중앙정부 7천억원, 지방정부 7천억원 등 1조4천억원으로 규모가 커 국회 심의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특히 올해 무상보육 예산의 지자체 부담을 중앙정부가 안기로 했기 때문에 내년에도 오롯이 중앙정부 예산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 예산당국이 난색을 보이는 이유다.

하지만 무상보육이 당선인의 핵심 공약이고 여야가 이를 합의할 경우 정부가 버티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현재 국회 상임위에서 내년 예산안 증액분은 13조원에 이른다. 감액심의는 거의 이뤄지지 않아 무상보육 등을 반영한 ‘박근혜판 수정예산’을 내놓으려면 다른 사업에서 대거 예산을 깎는 작업이 이뤄질 전망이다.

김동연 기재부 2차관은 “(예산안 수정은) 여야와 정부 협의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며 “지금으로선 감액을 정하는 게 우선이며 거의 동시에 증액 규모를 논의해서 감액 범위에서 증액해야 한다는 게 정부의 원칙”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국회 심의일정이 촉박하지만 박 당선인의 핵심 공약 일부가 내년 예산안에 반영되더라도 정부가 짠 예산안의 총지출 규모는 크게 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실제 2007년 대선 이후 국회를 통과한 예산안도 정부가 제출한 예산안 규모와 별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박 장관은 내년 지출을 늘리는 방향으로 예산안을 수정할지에 대해선 “그러기엔 시간이 너무 없는 것 같다”며 “정부 나름대로 내년 예산안이 확장적인 기조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내년 재정지출이 늘지 않는다면 자연스럽게 추경 논의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박 장관도 “새정부도 정책기조를 다듬을 시간이 필요하다”며 “인수위원회 등에서 상황을 치밀하게 점검해서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내년에도 또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에둘러 말했다.

정부의 공식적인 입장은 내년 예산안의 빠른 처리에 총력을 다하고 추경에 대해서는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는 것이지만 당선인과 인수위 논의에 따라 추경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박 당선인도 최근 인터뷰에서 ‘추경 편성을 선제적으로 제안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필요하면 언제든 쓸 수 있는 카드”라고 답한 바 있다.

다만 박 당선인은 “전 세계 경제위기가 언제 끝날지 모르고 그 카드를 쓴다고 경제가 살아난다는 확신도 없기 때문에 아껴두고 다른 노력을 기울이고 급하면 쓰는 게 좋다”고 말했다. 추경 논의를 본격화하기엔 이르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기재부 고위 관계자는 “국가재정법의 추경 요건이 열거식으로 제한되지만 해석상의 문제”라며 “인수위에서 추경이 필요하다고 하면 민주통합당도 추경 공약을 내놨으니까 반대는 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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