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지분 17.15%… 우리금융 이어 매각 공고
정부가 4년여 만에 대우조선해양 매각을 재개한다. 우리금융,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등의 정부 소유 주식 처분에도 최대한 속도를 붙일 예정이다. 정권 초기에 서둘러 결판을 내지 않으면 또다시 지지부진한 상황으로 갈 수 있다는 판단과 함께 주식을 팔아 생기는 돈을 박근혜 정부 공약 이행의 ‘실탄’(자금)으로 활용하겠다는 목적도 강하다.금융위는 다음 달 중 매각 주간사를 정하고 대우조선 지분 매각을 위한 시기와 조건을 연내에 결정할 방침이다. 자산관리공사(캠코)는 지난 2월 부실채권정리기금 운용시한이 만료되자 보유 중이던 19.1%의 대우조선 지분 중 17.15%를 금융위에 넘겼다.
정부는 4년 전에도 대우조선을 매각하려고 했다. 2008년 11월 6조원의 대금을 제시한 한화그룹이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됐으나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인수를 포기했다. 업계에서는 대우조선을 ‘알짜매물’로 보고 있다. 지난해 142억 8000만 달러어치를 수주해 국내 조선업계 수주 실적 1위를 기록했다.
정부는 이런 조치들을 통해 공적자금을 서둘러 회수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28일 “부실자산 정리는 가격보다 속도가 중요하다”면서 ‘속도’를 강조했다. 여기에는 박근혜 정부가 선정한 140개 국정과제(공약) 재원 확보라는 현실적인 필요성이 자리하고 있다. 정부는 2017년까지 공약 이행을 위해 135조원가량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금융과 KAI 등 2개 기업 매각을 통해서만 최소 7조원 이상의 공적자금 회수가 가능할 전망이다. 또한 이명박 정부가 우리금융과 KAI 등의 민영화를 추진하다 실패한 전철을 밟지 않겠다는 의지도 강하다.
공적자금 회수를 향한 정부의 의지는 강하지만 실제 정부 뜻대로 진행될지는 불투명하다. 대우조선은 조선·해운업 경기가 바닥인 상황이어서 시장이 얼마나 크게 관심을 둘지 미지수다. 특히 STX조선 등 같은 업종 내 구조조정이 이뤄지는 도중이어서 매각 추진의 시기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우리금융도 워낙 큰 매물이라 매각이 순탄치는 않을 것이란 게 시장의 평가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2013-06-10 15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