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블로그] 투자 유혹 ‘뻥튀기 광고’ 왜 활개칠까

[경제 블로그] 투자 유혹 ‘뻥튀기 광고’ 왜 활개칠까

입력 2013-06-21 00:00
업데이트 2013-06-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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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률 200% 보장해 드립니다.”, “주식투자로 100억 벌었습니다. 당신도 투자하세요.”

투자 정보를 얻기 위해 인터넷 카페에 가입한 적이 있는 분들은 이런 광고 이메일이나 쪽지를 받아 본 경험이 있을 것입니다. 잘 모르는 투자자들은 이런 뻥튀기 광고에 솔깃해 카페에서 추천하는 종목을 사들였다가 본전은커녕 마이너스 수익률을 거두고 뒤늦게 땅을 치고 후회합니다. 카페 관리자는 이미 잠적한 상태이지요.

이처럼 피해를 보는 투자자들이 늘어나면서 지난 4월 금융감독원은 자본금 1억원 이상 유사투자자문업체(지난해 말 기준 87개)의 근거 없는 투자 권유 행위를 금지하는 내부통제기준안을 지난달 말까지 마련해 자진신고하도록 권고했습니다. 하지만 신고를 한 곳은 대상 업체의 절반도 안 되는 30여곳에 불과했습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자본금 1억원 이하의 유사투자자문업체들입니다. 금감원 관계자는 “여의도 근처 오피스텔에서 컴퓨터 몇 대 놓고 혼자 일하면서 투자자문업체를 자처하는 곳이 족히 600곳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런 업체가 무분별하게 늘어나는 본질적인 원인은 허술한 제도에 있습니다. 유사투자자문업체는 금감원에 신고만 하면 누구나 만들 수 있고 굳이 신고를 하지 않고도 음지에서 활동할 수 있습니다. 이들은 금감원 감독 및 검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금감원이 직접 나서 단속할 근거가 없습니다. 금감원 관계자는 “단속 근거는 없지만 피해 민원이 계속 들어와 내부 통제기준이라도 마련하라고 권고한 것”이라고 말합니다.

이 때문에 금융당국은 자본시장법을 개정해 유사투자자문업 제도 자체를 없애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지만 영 진척이 느립니다. 법 개정이 거북이 속도이다 보니 피해를 막으려면 스스로 조심하는 수밖에 없어 보입니다. 그 어떤 뻥튀기 광고로 현혹해도 믿지도 속지도 말아야겠습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2013-06-21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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