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12시만 되면 체크카드 ‘먹통’

밤 12시만 되면 체크카드 ‘먹통’

입력 2013-07-27 00:00
수정 2013-07-27 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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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지시에도 개선 안돼

학원 강사 이희영(30·여)씨는 지난주 야식으로 치킨을 시켜 먹으려다 낭패를 봤다. 마침 배달원이 집에 도착했을 때가 자정 무렵이었는데 체크카드로 결제하려고 했지만 승인이 나지 않았다. 이씨는 “자정이 지나면 30분 정도 체크카드 결제가 안 된다”는 배달원의 말에 결국 신용카드로 결제했다. 이씨는 “자정 무렵에 5~10분 정도 결제가 안 된다고 알았는데 30분은 너무 긴 것 아니냐”고 말했다.

자정 무렵 30분간 결제가 이뤄지지 않는 체크카드의 ‘신데렐라 현상’이 당국의 개선 요구에도 불구하고 고쳐지지 않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올 초 은행과 카드사 담당자들을 불러 이를 개선하라고 주문했다. 체크카드는 결제 과정에서 은행 계좌를 확인해야 승인이 난다. 은행은 매일 자정쯤 전산을 마감하고 날짜를 변경하는 데 일정한 시간이 걸린다. 이 시간 동안 체크카드가 계좌를 읽을 수 없어 결제가 불가능하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이 절차를 개선해 30분 안팎이던 결제 중단 시간을 5~10분으로 단축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 소비자들이 느끼는 불편은 크게 개선되지 않고 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이런 현상을 인정하면서 “시스템을 정비해야 하는데 비용이 많이 들어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국은 업계에 책임을 넘기며 팔짱만 끼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은행이나 카드에서 자율적으로 해결하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2013-07-27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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