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1%대 맞나…화장품 착시효과 논란

물가 1%대 맞나…화장품 착시효과 논란

입력 2013-09-02 00:00
업데이트 2013-09-02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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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화장품 세일 효과로 1.3%로 둔화하자 착시효과 논란이 일고 있다.

긴 장마와 폭염으로 농산물 가격이 급등, 체감 물가가 큰 폭으로 오른 가운데 화장품 가격 하락만으로 1% 초반대 물가가 나왔다면 물가지수 가중치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8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비교 시점인 작년 8월보다 1.3% 상승에 그쳤다.

추석을 앞두고 먹을거리 물가가 들썩였는데도 한 달 전(1.4%)보다 오히려 0.1%포인트 떨어졌다.

이는 지난달 화장품 물가지수가 전년 동월 대비 10.1%나 떨어지고 석유류도 0.5% 하락하면서 전체 공업제품 물가상승률(0.7%)을 안정시킨 영향이 크다.

1.3% 물가 상승에 대한 부문별 기여도를 보면 화장품은 0.12%포인트, 석유류는 0.03%포인트 물가를 낮추는 효과를 냈다.

농산물이 전년 동월 대비 2.3% 올라 전체 물가를 1년 전보다 0.11%포인트 끌어올린 것을 화장품(-0.12%포인트)이 상쇄한 것이다. 이에 따라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0개월째 1%대를 기록했다.

김보경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은 “화장품 업계의 8월 세일이 작년보다 기간도 길었고 인상 폭도 컸다. 작년과 달리 통계 조사 기간이 세일 기간과 겹친 영향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화장품 업계에선 의아하다는 반응이다.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로드샵 1위인 미샤가 7월에 빅세일을 하는 등 대부분 업체의 세일이 7월에 몰렸다”며 “8월에는 이니스프리, 더페이스샵 등 일부 중저가 브랜드만 단기간 세일을 한데다 고가 화장품은 할인행사를 아예 하지 않았는데 (화장품이) 소비자물가에 큰 영향을 미쳤다니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런 측면에서 소비자물가지수 가중치가 ‘착시효과’를 만들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전체 소비자 물가가 1천이라고 할 때 11개 화장품의 총 가중치는 12.6이다. 선크림이 2.4, 화장수가 2.3, 로션과 영양크림이 각각 2.0 등이다.

이와 달리 농축수산물 128개의 가중치는 77.6으로 배추 1.7, 시금치 0.5, 달걀 2.2, 고등어 1.5 등이다.

배추가 로션이나 선크림보다 물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다는 얘기다.

가중치가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다 보니 통계청이 발표하는 소비자물가와 체감물가 간 괴리가 크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이 8월13일~19일 전국 성인남녀 1천15명을 설문한 결과를 보면 올해 상반기 국민의 체감물가 상승률은 작년 동기 대비 5.4%에 달했다. 통계청이 발표한 상반기 물가상승률(1.3%)의 4.2배에 달한다.

김보경 과장은 “2012년 가계동향을 바탕으로 식료품의 가중치를 높이고 교육 부문은 낮추는 쪽으로 소비자물가지수 품목별 가중치 개편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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