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그룹 회사채 손에 든 개인들 ‘좌불안석’

동양그룹 회사채 손에 든 개인들 ‘좌불안석’

입력 2013-09-24 00:00
업데이트 2013-09-24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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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온그룹의 지원 요청 거절로 동양그룹의 유동성 위기가 더욱 부각되면서 동양그룹 회사채에 투자한 개인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현재로서는 보유한 회사채를 손실 없이 환매하기 어렵고 최악의 경우 동양그룹이 부도 처리되면 회수율이 높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개인투자자의 피해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24일 금융투자업계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동양, 동양레저, 동양인터내셔널, 동양시멘트 등이 발행한 1조원대 기업어음(CP) 중에서 동양증권 판매 기준으로 약 4천563억원 어치가 개인투자자 1만5천900명에게 판매된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채의 경우 동양증권을 통해 개인투자자 3만1천명에게 약 1조원 어치가 판매됐다.

그러나 대부분이 동양증권을 통해 판매된 CP와 달리 회사채는 동양증권 외에 다른 증권사들을 통해서도 팔렸기 때문에 개인투자자 보유 규모는 이보다 클 것으로 추산된다.

현재 동양그룹의 회사채 잔액은 1조4천279억원이다.

업계에서는 동양그룹 계열사가 발행한 회사채의 신용등급이 기관투자자는 투자할 수 없는 투기등급이기 때문에 발행된 회사채의 대부분이 개인투자자의 손으로 들어갔다고 본다.

동양그룹 계열사의 회사채가 낮은 신용등급에도 개인투자자로부터 인기를 끌었던 까닭은 연 7∼8%대 고금리와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 덕분이었다.

가령 지난달 말 750억원 규모로 발행된 ㈜동양의 회사채에도 발행 후 10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투자자들이 조기상환을 청구할 수 있는 풋옵션이 붙었다.

발행금리도 발행 후 10개월까지는 연 7.6%, 이후부터 만기까지는 연 8.3%로 설정돼 다른 회사채보다 높은 수준이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개인투자자들은 동양그룹의 신용도가 안 좋은 것을 알면서도 ‘설마 내가 조기상환 청구할 때까지 그룹이 망할까’라는 생각에 고금리인 동양그룹 회사채에 투자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발등의 불’을 끄기 위해 무리한 수준의 금리로 회사채를 발행한 것이 되려 동양그룹의 재무건전성을 훼손하는 악순환이 된 셈이다.

동양그룹 회사채에 투자한 개인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지만 현 시점에서 개인이 보유한 동양그룹 회사채나 CP를 손실 없이 환매하기는 사실상 어렵다.

부도 위험이 부각된 상황에서 동양그룹 회사채를 인수하겠다는 매수자를 찾기 어렵고, 설사 환매를 하더라도 회사채 가격이 하락한 만큼 손해를 볼 가능성이 크다.

증시 전문가들은 최악의 경우 동양그룹이 부도 처리될 시 회수율을 예상하면 채권 투자자들의 피해가 클 것으로 우려한다.

이종명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동양그룹의 계열사들이 우량하지 않아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회수율이 낮을 것으로 전망돼 채권 투자자들의 피해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유선웅 LIG투자증권 연구원도 “동양그룹의 부도 가능성이 높아져도 부도 직전까지 회사채 매매는 가능하지만 통상적으로 액면금액 대비 20% 내외에 처분될 것이어서 투자자들의 손실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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