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큼 다가온 재계 인사철, 관전 포인트는

성큼 다가온 재계 인사철, 관전 포인트는

입력 2013-11-17 00:00
업데이트 2013-11-17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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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인사’ 대세 속 삼성그룹 인사폭은 커질듯 실적 연동한 ‘칼바람’ 불까…3세 승진 여부도 관심

불어오는 찬바람과 함께 주요 그룹의 임원 인사철이 성큼 다가왔다.

17일 산업계에 따르면 주요 그룹들은 각자 처한 사정에 맞춰 시기와 폭 등 인사 방향을 물밑에서 한창 조율하고 있다.

’조용한 인사’가 대세를 이룰 것이란 관측 속에 삼성그룹 등 일부 기업은 사업구조 개편 등으로 대규모 인사를 예고하고 있어 결과가 주목된다.

일부 기업의 경우 실적과 연동한 승진 또는 경질이 예상됨에 따라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오너가 3세의 승진 여부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 삼성그룹, 대규모 인사 단행할까

삼성그룹은 예년과 마찬가지로 내달 초에 사장단 인사를 하고 일주일가량 뒤에 임원승진 인사를 할 예정이다. 하반기에 삼성그룹 계열사간 사업구조 개편이 있었기 때문에 인사폭이 클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삼성에버랜드는 제일모직 패션사업을 인수하는 대신 급식업을 별도 자회사로 분리시키고 건물관리업은 에스원으로 이관하기로 했으며, 삼성SDS는 삼성SNS를 흡수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사업이 개편된 계열사의 최고경영자들이 바뀔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내년 경기전망도 불투명한 점을 들어 판을 크게 흔들기는 힘들다는 예상도 나온다.

◇ ‘조용한 인사’가 대세

통상 12월 말에 인사가 이뤄지는 현대·기아자동차의 경우 인사 폭이 크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고위 임원의 보직 인사는 보통 연말에 이뤄지지 않고 부사장 아래로 승진 인사가 이뤄져온 것이 관례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작년에도 고위 임원은 피터 슈라이어 디자인 총괄사장이 사장에 임명된 것 한 건뿐이었다.

최태원 회장의 공석으로 수펙스추구협의회에 의한 집단경영 체제가 이뤄지고 있는 SK그룹은 내달 중하순께 그룹 단위 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 인사 폭은 최태원 회장의 부재 상황임을 고려해 가급적 최소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LG그룹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이번 달 말에 최고경영자를 포함한 임원들에 대한 연말 정기인사를 계열사별로 단행할 예정이다. 지난해의 경우 지주회사인 LG의 강유식 부회장과 LG화학의 김반석 부회장이 일선에서 물러나는 등 예상치 못했던 큰 폭의 인사가 있었으나 올해에는 다소 조용한 인사가 될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12월 초 임원 인사를 앞둔 GS도 어려운 경영 환경을 감안하고 조직 안정을 위해 인사폭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통상 매년 1∼2월에 정기 인사를 해온 롯데그룹 역시 2년전 신동빈 회장 체제 직후 큰폭의 인사가 이뤄져 안착 단계에 있기 때문에 인사폭을 확대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 성과 연동한 승진·경질로 희비 갈릴 듯

삼성그룹의 사장단 인사와 관련해서는 삼성전자의 윤부근 대표이사 사장과 신종균 대표이사 사장의 부회장 승진 여부가 큰 관심이다. 윤 사장은 소비자가전(CE)부문을, 신 사장은 IM(IT·모바일)부문을 각각 이끌고 있으며, 두 사업부문 모두 실적이 좋아 승진 가능성이 커 보인다는 관측이다.

현대차는 내달 정기인사를 앞두고 이달 11일 연구개발본부장인 권문식 사장 등 연구개발(R&D) 부문 임원 셋이 사표를 내기도 했다. 스스로 사표를 내는 모양새였지만 현대차 안팎에선 품질 논란이 국내외에서 잇따른 데 따른 사실상의 문책성 경질 아니냐는 시각이 많다. 이 바람에 연구개발본부장 자리는 공석이 됐는데 당분간 빈자리로 놔두면서 양웅철 연구개발 총괄부회장이 이 자리까지 겸직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LG그룹 역시 구본무 그룹 회장이 성과 및 시장선도 결과에 따라 상벌을 명확하게 하겠다고 했던 만큼 성과와 연동한 승진, 또는 경질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룹의 주력계열사인 LG전자의 구본준 대표이사 부회장은 대표이사를 맡은 지난 3년동안 회사를 많이 성장시켰다는 게 그룹 내외부의 평가여서 대표이사의 변동 가능성은 낮게 점쳐진다. LG화학도 지난해 연말 인사에서 대표이사가 김반석 부회장에서 박진수 사장으로 변경됐고, LG디스플레이도 지난해 말에 한상범 대표이사가 사장으로 승진했던 만큼 대표이사의 교체는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SK그룹은 수펙스추구협의회 산하 인재육성위원회가 계열사 CEO 및 고위 임원에 대한 평가의견을 각 계열사 이사회에 전달하도록 돼 있어 실적이 부진한 일부 계열사는 조직개편과 함께 CEO 교체도 거론되고 있다.

◇ 일부 기업 인사는 ‘안갯속’

포스코는 정준양 회장이 지난 15일 이영선 이사회 의장에서 사의를 표명함에 따라 조만간 CEO후보추천위원회가 구성되는 등 후임 CEO 선임 절차에 착수하게 된다. 따라서 임원 인사는 후임 CEO가 정해지는 내년 3월 14일 정기 주주총회 이후에 단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 회장이 내년 3월 주총에 맞춰 후임 CEO 선임을 요청했기 때문에 그전까지는 현 체제가 그대로 유지된다. 올해 3월 소폭 인사를 한 포스코에서는 CEO 교체 이후 대대적인 임원 인사가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이달 말께 임원진 인사가 날 것으로 보이는 현대중공업은 사장단, 본부장, 임원 등에 대해 인사가 날 수 있지만 결과는 나와봐야 알 수 있다는 입장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대상이나 규모 등에 뭐라 말하기 힘들다”며 “일부 부진한 사업 부문이 있긴 하지만 그렇다고 물갈이가 이뤄질지, 아닐지도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김승연 회장의 부재로 비상경영위원회가 인사를 맡을 예정인 한화는 연말에 인사 발표를 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한화는 재작년 임원 인사는 2월, 올해는 지난 5월에 단행한 바 있다.

한진그룹은 통상 12월말이나 1월초에 임원 인사를 하는데 아직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다. 워크아웃중인 금호산업 정상화에 인사의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되는 금호아시아나그룹도 주로 12월에 정기 임원인사를 해왔으나 올해 인사 시기는 미정이다.

효성그룹은 통상 1월 중순에 정기인사를 실시하지만 현재 회사가 분식회계 의혹으로 세무조사에 이어 검찰수사를 받고 있어 인사 시기나 폭 등을 예측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태광그룹 역시 오너인 이호진 전 회장이 횡령·배임 혐의로 재판을 받으면서 비상 경영체제로 운영돼 인사 전망이 불투명하다.

◇ 오너일가 3세 승진할까

삼성그룹 오너일가에서는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의 사장 승진이 이뤄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 부사장은 승진한 지 3년이 지났기 떼문에 이번에 승진해도 무리한 승진은 아니라는 평가다. 제일모직의 패션사업이 삼성에버랜드로 넘어가기 때문에 이서현 부사장이 삼성에버랜드로 옮길 것이라는 전망도 힘을 얻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의 경우 변동이 없을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한진그룹 역시 올초 인사에서 조양호 회장 자녀 3남매가 주력 계열사 대한항공의 부사장과 상무로 나란히 승진한 바 있어 이번 인사에서는 이들이 움직일 여지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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