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블로그] 폐지될 뻔한 농협 승진시험 ‘존재의 이유’

[경제 블로그] 폐지될 뻔한 농협 승진시험 ‘존재의 이유’

입력 2013-11-19 00:00
업데이트 2013-11-19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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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중앙회, 농협금융지주 등 농협에 남아 있는 승진시험이 폐지될 뻔했다가 되살아났습니다. 농협은 당초 승진시험을 비효율의 상징으로 판단, 내년부터 폐지하기로 했지만 노동조합의 반발로 최근 무산됐습니다. 농협은 유통과 금융을 떼어내는 ‘신·경 분리’ 이후 내부 경쟁체제를 강화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승진시험 폐지만은 어쩌지를 못했습니다.

농협은 올 초 노·사 인사혁신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과장 승진시험 폐지를 검토했습니다. 신동규 당시 농협금융 회장이 조직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시험을 반드시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한 게 계기가 됐습니다.

농협은 지난해 3월 신·경 분리 이후 발탁승진제 도입, 인센티브 강화 등 다양한 인사 시스템 혁신의 실험을 해왔습니다. 올 6월 취임한 임종룡 농협금융 회장은 틈만 나면 내부의 비효율적 생산구조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해 왔습니다. 이에 따라 내년에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승진시험 폐지는 노조의 벽을 넘지 못했습니다. 농협 노조는 사측이 실적 지상주의 평가 시스템을 도입하기 위해 승진시험을 폐지하려 한다고 반발해 왔습니다. 허권 농협 노조위원장은 “승진시험이 도입된 지 15년 정도 흘렀기 때문에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것은 인정한다”면서도 “새로운 제도를 도입하려면 조합원 공청회 등 여러 절차를 거쳐야 한다. 승진 시험이 없어지면 지나치게 실적 경쟁으로 내몰리는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일부에서는 실적이 낮은 직원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는 분석도 내놓습니다.

승진 시험은 증권을 제외한 농협은행, 농협보험, 농협중앙회 등 모든 회사에 적용됩니다. 내년 1월 19일로 잡힌 승진시험을 준비하기 위해 농협 직원들은 시험 준비에 돌입했습니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인사고과는 워낙 예민한 문제라 사측의 뜻대로 승진시험을 없애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2013-11-19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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