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자금, 안전자산 선호…‘선진국 채권으로 몰려’

전세계 자금, 안전자산 선호…‘선진국 채권으로 몰려’

입력 2015-01-11 10:17
수정 2015-01-11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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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채권 금리도 사상 최저·채권형 펀드로 자금 유입

그리스의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탈퇴 위험과 유가 폭락 등으로 전 세계 경제에 빨간불이 켜지자 글로벌 ‘투자 자금’이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선진국 채권’으로 몰려들고 있다.

11일 금융투자업계와 글로벌 펀드평가사 EPFR에 따르면 지난 1∼7일 선진국 채권형 펀드는 57억3천만 달러 순유입을 나타냈다.

반면 신흥국 채권형 펀드는 4억7천만 달러가 순유출해 ‘5주 연속 순유출’을 기록했다.

주식형 펀드에서도 선진국과 신흥국을 가리지 않고 자금이 빠져나갔다.

선진국 주식형 펀드는 108억1천만 달러, 신흥국 주식형 펀드는 13억 달러 각각 순유출을 나타냈다.

유형별로도 고수익·고위험인 하이일드 펀드에서 41억7천만 달러가 이탈했다.

미국을 제외한 세계 경제에 뚜렷한 개선세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그렉시트(Grexit·그리스의 유로지역 탈퇴를 의미)나 저유가 등으로 세계 경기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안전자산인 선진국 채권이 강세를 띤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선진국 채권형 펀드 중에서 서유럽 자금의 유입 강도(자산 대비 유입 비율)가 0.28%로 가장 높고 북미 역시 0.23%로 높았다. 또 신흥국 펀드 중에서 글로벌신흥시장(GEM) 펀드의 유출 강도는 0.32%로 나타났다.

이미선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현재 밸류에이션(평가가치)에 대한 부담 등으로 유출된 주식 투자 자금과 원유시장에서 이탈한 자금이 채권시장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그는 “유럽중앙은행(ECB)의 국채 매입 기대감이 커져 유럽 선진국 채권 펀드로 자금이 계속 몰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 경제 개선으로 올해 금리 인상이 기정사실로 여겨지는 미국 등 선진국의 시장 금리는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지난 6일 장중 1.89%까지 떨어졌다. 이 금리 소폭 반등했으나, 여전히 2% 안팎으로 2013년 중반 이후 가장 낮다.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도 7일 장중 0.43%까지 내려갔다가 0.5%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 여파로 국내 금융시장에서도 시중 자금이 주식에서 채권으로 방향을 틀고 있다.

신흥시장 중에서 상대적으로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국내 채권시장은 최근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지난 9일 연 2.056%, 10년물 금리는 연 2.536%로 사상 최저치를 갈아치웠다.

한국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국내 채권형 펀드는 이번 주(5∼8일) 1천297억원 순유입을 나타냈다.

문남중 대신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지난주까지만 해도 미국 경제지표 개선으로 위험자산 선호 성향이 커지는 듯했으나, 그렉시트 우려감이 커지고 국제유가 급락세가 이어짐에 따라 전반적으로 안전자산 선호 성향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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