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정산 보완책’에 납세자들의 반응은

‘연말정산 보완책’에 납세자들의 반응은

입력 2015-01-21 17:48
수정 2015-01-21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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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 “정확한 세수추계·근원적 문제해결 필요”보완책에 기대·불신 엇갈려’증세반대’에 8천명 서명

’13월의 세금폭탄’ 논란과 관련해 정부와 새누리당이 21일 협의를 통해 공제를 확대하고 이를 소급적용하기 위한 입법을 추진하기로 했지만 이미 불붙은 납세자들의 불만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번 논란은 당정 협의로 일단락될 전망이지만 앞으로 정부가 세수추계와 세제개편에 대한 근원적인 문제 해결방안을 고민해야 한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정확한 세수추계·신중한 세제개편 필요”

시민단체들은 정부가 유례없이 신속하게 소급입법까지 포함한 대책을 내놓은 점을 평가하면서도 근원적인 문제 해결은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세제개편에 앞서 정확한 세수추계가 수반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참여연대 조세재정개혁센터 신원기 간사는 “소급적용은 전례가 없는 일이라 놀랍다”면서도 “국민들의 분노가 가라앉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 분노가 어디서 왔는지 정부와 정치권의 분석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신 간사는 “가장 좋은 소통은 정확한 세수추계다. 정부가 납세자별 상황에 따라 소통을 잘 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납세자연맹 김선택 회장도 “성난 민심을 추스르려면 정부가 사태의 근본적인 원인을 정확히 진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세법 개정 당시 정부가 내놓은 세수추계 자체가 문제였다. 선진국에서는 세제개편을 3∼4년에 걸쳐 신중하게 하는데, 우리는 몇달만에 뚝딱 해버리니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번 기회에 큰 틀에서 증세 등 조세정책에 대해 정부가 중장기적인 대응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김한기 경제팀장은 “연말정산 보완책 소급적용은 임시방편이며, 큰 틀에서 증세 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 팀장은 “조세정책의 변화가 없다면 이번 대책도 미봉책에 칠 것”이라며 “근본적으로 세제 자체를 조세형평성에 맞게 고치고, 복지재원을 어떻게 조달할지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납세자들 “ vs “정부 신뢰 깨져”

이날 인터넷으로 ‘증세반대’ 서명운동을 시작한 한국납세자연맹 홈페이지에는 연말정산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는 게시글이 연이어 올라오고 있다.

오후 5시30분 현재 서명 참여자는 7천300명을 넘어섰다.

중소기업 근로자라고 자신을 소개한 이모씨는 “급여도 적은데, 연말정산 9번 해봤지만 환급액 없이 납세 7만5천원은 처음이다. 갑작스런 세금이 너무 부담된다. (추가납부 할 돈이 없어) 현금서비스를 받아야 할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명모씨는 “대학 학자금 내기도 힘든 상황이다”라면서 “작년보다 4백만원을 더 세금으로 내다보니 실질소득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정부와 여당이 발표한 보완책에 대해서는 일부 부정적인 반응이 여전했지만 일부 기대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결혼 2년차 함모(30·직장인)씨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정부에 대한 신뢰가 깨졌다. 과연 소급적용분을 돌려받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소급 절차가 번거롭고 까다로울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대기업에 다니는 정모(32)씨는 “연말정산은 ‘13월의 월급’ 아닌가. 매년 기대하는데 올해 세금을 더 토해내야 하는 경우가 많다고 해서 걱정이 많았다”며 “이제라도 소급적용을 한다고 하니 마음이 놓인다”고 말했다.

김모(61)씨는 “몇년 전에 은퇴했다가 얼마 전 재취업을 했는데 벌이도 크지 않은 상황에서 세금만 많이 떼이는 것 아닌가 싶었다”며 “정부가 거둬간 만큼 서민들에 필요한 좋은 데에 써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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