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1월 철강수출 사상 최대…국내업계 경영난 가중

중국 1월 철강수출 사상 최대…국내업계 경영난 가중

입력 2015-02-10 08:07
수정 2015-02-10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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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치세 환급 폐지도 효과 없어

중국 정부의 철강 수출에 대한 증치세(부가가치세) 환급 폐지에 따라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던 중국의 철강 수출이 지난달 오히려 늘어나면서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저가의 중국산 철강재 수입으로 인한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국내 철강업체들의 경영난은 올해 더욱 심해질 것으로 우려된다.

10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중국의 1월 철강 수출량은 전달인 작년 12월보다 1.2% 늘어난 1천29만t으로 집계됐다. 이는 1년 전인 작년 1월보다는 무려 52.1%가 늘어난 수치다.

중국의 1월 철강 수입량은 전달보다 5.0% 감소한 115만t에 그쳤다. 1년 전보다는 15.1%가 줄었다.

이로 인해 1월의 철강 순수출량(수출-수입)은 전달보다 2.0% 늘어난 914만t에 달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1월의 순수출량은 작년 1월보다는 무려 68.9%나 급증한 수준이다.

이는 철강 수출에 대한 세금 환급 폐지로 인해 수출이 감소할 것이라던 국내 철강업계의 예상과는 정 반대의 결과여서 주목된다.

앞서 중국 국무원은 올해 초 보론(붕소) 함유 후판·열연박판, 열연협폭코일, 선재, 봉강 등 철강재에 대한 수출환급 세율 조정을 승인했다.

이에 따라 이들 4종의 보론강(붕소를 첨가한 특수강)에 대한 수출증치세 환급률은 9∼13%에서 0%로 조정됐다.

중국 철강업계는 2010년 7월부터 철강 제품에 소량의 보론을 첨가해 합금강으로 둔갑시켜 수출함으로써 합금강에 주는 9∼13%의 세금 환급혜택을 누려왔다.

이런 세금환급 혜택이 사라졌기 때문에 중국 철강업계가 수출물량을 내수로 전환해 수출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됐지만 예상 밖의 결과가 나온 셈이다.

업계에서는 중국 철강업체들이 증치세 환급의 대상인 되는 붕소 대신 니켈이나 크롬 등으로 재빠르게 전환해 증치세 환급을 그대로 받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국내 철강업계는 저가의 중국산 철강재가 국내에 다량으로 유입돼 판매량이 줄어드는 등 타격을 받아왔는데 이처럼 중국의 철강 수출이 더욱 증가세를 보임에 따라 올해도 어려움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도 지난주 기업설명회에서 “지난해 철강산업은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한 해를 보냈다”면서 “하지만 올해도 경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고 철강 시황도 단기에 호전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 1월 한 달간 한국이 중국으로 수출한 철강은 36만6천t으로 1년 전보다 8.2% 감소한 반면 중국에서 수입한 물량은 118만6천t으로 0.9% 증가했다.

김현태 KB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에서는 고로업체의 증설이 일단락되고 동부제철의 전기로 가동이 중단됐기 때문에 철강 수급이 개선되겠지만 중국의 순수출 규모가 계속 증가하면 의미가 퇴색된다”면서 “앞으론 중국의 자생적인 철강수요 개선으로 수출이 감소하기를 기대해야 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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