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성장동력 찾는 제약업계…M&A 활발해지나

새 성장동력 찾는 제약업계…M&A 활발해지나

입력 2015-02-12 07:41
업데이트 2015-02-12 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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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시장 한계로 사업 다각화 필요성 커져

녹십자와 일동제약의 경영권 분쟁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잠잠했던 국내 제약업계에 인수합병(M&A) 바람이 불어올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지난해 화이자의 아스트라제네카 인수 시도를 시작으로 바이엘의 머크 일반의약품 사업부 인수, 액타비스의 앨러간 인수, 머크의 큐비스트 인수 등 올해까지 글로벌 제약업계에 굵직굵직한 M&A가 잇따르는 동안에도 국내 제약업계는 M&A 열풍에 한발 물러서 있었다.

업계 안팎에서는 그러나 국내 제약업계도 사업 다각화를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모색하고 있고,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야할 필요성도 있어 궁극적으로는 M&A에 보다 활발하게 뛰어들게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사업 다각화 필요성 커져

지난해 초 녹십자가 일동제약 보유 지분을 29.36% 가까이 확대하면서 M&A 가능성이 부각됐을 때 업계에서는 녹십자와 일동제약의 결합이 분명한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평가했다.

녹십자는 혈액제제와 백신을 중심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반면, 일반의약품의 비중은 전체 매출의 10%에 못 미친다. 일동제약은 ‘아로나민골드’ 등 인지도 높은 일반의약품을 갖추고 있어 약국 영업에 경쟁력이 있고, 전문의약품 파이프라인도 탄탄한 편이다.

특히 지난해 1조원에 육박한 녹십자의 매출과 2013년 4천억원 부근이었던 일동제약의 매출을 합칠 경우 단숨에 업계 1위로 올라설 수 있다.

한 제약회사 관계자는 “녹십자의 경우 일동제약을 인수하면 사업상 시너지를 노릴 수 있는 데다 자체 후계구도 정리 과정에서도 인수 필요성이 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상대적으로 부족한 사업 영역을 보강하기 위해 궁극적으로 제약업계가 지금보다 적극적으로 M&A에 나설 수 있다고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특히 정부의 리베이트 규제 강화나 약가 인하 기조로 인해 전문의약품보다는 일반의약품에서 활로를 모색한다거나, 신약 개발이나 글로벌 진출을 통해 성장 동력을 찾으려는 업체들이 M&A를 염두에 둘 수 있다.

제약업계 창업주들이 전통적으로 사업체에 대한 애착이 강하고 창업주들간의 관계가 다른 업계보다 돈독했다는 점도 그동안 M&A가 부진했던 데에 일부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후세 경영이 정착되면서 사세확장을 도모하는 차원에서 M&A가 더 활발해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내수시장에서만 승부를 보면 한계가 있다는 인식은 다들 갖고 있기 때문에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야할 필요성이 커질 수 있다”며 “아울러 제약사 경영진이 2∼3세로 이어지면서 아무래도 보수적인 1세대보다는 M&A에 관심을 가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녹십자와 일동제약의 M&A가 성사된다면 업계 M&A 활성화의 신호탄이 될 수도 있다”면서도 “그러나 자금 여력이 있는 회사가 많지 않고, 매물도 제한적이어서 단기간에 M&A가 늘어나기는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 자금 여력 갖춘 업체들 M&A 타진할 듯

제약업계 M&A가 좀더 활발해진다고 가정했을 때 매물로 나올 업체를 예측하기는 쉽지 않지만 인수를 추진할 만한 업체들은 자금 여력이 있거나, 사업 다각화 필요성이 큰 업체를 중심으로 추려볼 수 있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국내 유망한 소형 제약사나 바이오벤처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업체들이 꽤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해 한화케미칼의 드림파마 매각 과정에서 관심을 보였던 제약사들은 추가로 매물을 찾아나설 가능성이 크다.

본입찰에까지 참여했다 고배를 마신 안국약품을 비롯해 입찰 여부를 저울질했던 광동제약과 JW중외제약도 추가 인수 가능성이 열려있는 상태다.

지난해 제약업계 최초로 매출 1조원을 돌파한 유한양행도 업계 내에서는 유력한 매수후보자 중 하나로 꼽힌다.

유한양행은 이익잉여금이 1조1천752억원(작년 3분기말 기준)에 달하기 때문에 실탄도 넉넉한 편인 데다, 매출에서 도입 의약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하다. 반면 자체개발 의약품의 매출 기여는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이다.

유한양행의 경우 2012년 제약사 한올바이오파마와 유전체 분석 서비스업체 테라젠이텍스의 주식을 각각 9.08%, 9.19% 취득해 ‘경영권 참여’ 목적으로 보유 중이기도 하다.

유한양행 측은 그러나 “국내 제약사 인수를 통한 사업적 이점이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며 현재로서는 제약사 M&A를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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