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호 “구조개혁하는데 국제화만큼 좋은 방안없다”

김인호 “구조개혁하는데 국제화만큼 좋은 방안없다”

입력 2015-02-17 13:09
업데이트 2015-02-17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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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국제화를 하면 할수록 좋은 나라”

한국무역협회 차기 회장으로 추대된 김인호(73) 시장경제연구원 이사장은 17일 지속적인 교역확대와 국제화를 통한 확대균형화를 한국 경제의 비전으로 제시했다.

김 이사장은 이날 차기 무역협회장으로 추대된 직후 연합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한국은 국제화를 하면 할수록 좋은 나라”라고 강조하면서 이 같이 밝혔다.

그는 또 경제 “글로벌 위기가 온 것은 시장의 원리를 따르지 않은 제도와 정책 때문”이라며 “시장의 원리에 맞게 제도와 정책을 바로잡는 구조개혁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법인세 인상에 대해서는 ‘법인의제설’을 들어 부정적인 견해 피력했으며, 최근 논란이 된 복지 문제에 대해서는 시장원리가 작동하는 유연한 경제구조를 해법으로 내놨다.

다음은 김 이사장과의 일문일답.

-- 차기 무역협회장으로서의 구상이 있다면.

▲ 취임도 안 했는데 너무 이르다. 원론적인 말씀을 드리겠다. 통상은 국제화라는 큰 틀에서 봐야 한다. 국제화는 단순히 문을 열고 개방을 확대하는 것이 아니라 복합적이다. 국제규범을 상호 존중하고 모든 경제정책을 세울 때 자기 시장만 보지 않고 전체 세계시장의 균형을 고려하는 것이다.

과거 가난하던 시절과는 국제환경이 많이 달라졌다. 물건을 많이 팔려면 많이 사줘야 한다. 해외 투자를 많이 하려면 많이 받아야 한다. 많이 팔고 많이 사고 많이 나가고 많이 받고, 바꿔말하면 확대균형화로 가는 것이 우리 경제의 살 길이다. 이를 통해 경제 규모를 키우고 고용도 늘리고 세계 경제에 깊이 참여함으로써 영향력을 확대하는 것이 우리 경제가 추구해야 할 이상이라고 본다. 통상이 국제화의 전부는 아니지만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국제화를 하면 두가지 면에서 이익이다. 첫째는 우리가 열어야 할 시장보다 문을 두드려서 열 시장이 훨씬 크다는 것이다. 둘째는 구조개혁을 하는 데 있어 국제화만큼 좋은 방안은 없다는 것이다. 국제화를 하려면 국제적인 표준에 맞출 수밖에 없다. 한국은 국제화를 하면 할수록 좋은 나라다. 부분적으로는 이해상충이 있을 수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플러스다. 이해상충 부분은 국내 정책으로 커버하면 된다.

-- 중국의 영향력이 날로 커지고 있다.

▲ 세상 모든 일에는 기회와 위험이 공존한다. 중국은 경쟁관계에 놓일 때 위협이지만 막대한 시장을 제공한다는 점에서는 둘도 없는 기회다. 중국 사람들이 이제껏 안 사던 것을 하나씩만 사도 엄청난 시장이 열린다.

생산분야에서는 근소한 경쟁 우위를 유지해 나가야 한다. 절대적으로 우월한 경쟁력을 유지하던 시대는 이제 지났다. 이를 위해 기업들의 피말리는 노력이 수반돼야 한다. 정부 지원도 필요하다. 항상 강조하는 것이지만 경쟁력은 경쟁적 구조에서 나온다. 경쟁을 두려워해서는 안된다.

-- 정부가 수출 정책에 힘을 쏟는데.

▲ 수출 정책은 박정희 대통령 시절부터 면면히 이어져온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정부가 하자고 해서 수출이 더 잘되는 시대는 지났다. 정부가 지원해서 수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도 않다. 지금 수출이 잘되는 것은 기업들이 경쟁력이 있기 때문이다. 기업들이 경쟁력을 더욱 키워야 한다. 다만 정부는 걸림돌이 있을 때 해결해주는 역할을 하면 된다. 예들 들면 중소기업이 해외 나가는 데 필요한 정보 지원 같은 것이다.

-- 평소 구조개혁을 강조해오셨는데.

▲ 현재 정부 경제정책의 핵심이다. 선·후진국을 막론하고 구조개혁을 안 하는 곳은 없다. 바꾸기만 한다고 구조개혁이 아니다. 시장의 원리에 맞게 제도와 정책을 바로잡는 것이 구조개혁의 본질이다. 글로벌 위기가 온 것은 시장의 원리를 따르지 않은 제도와 정책 때문이다.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는 모든 국민에게 집을 갖게 하겠다는 정부의 사회주의적인 주택 정책 때문에 빚어진 것이다. 구조개혁을 한다는 것은 시장으로 돌아간다는 것이다.

-- 당장 구조개혁이 필요한 분야가 있다면.

▲ 무수히 많다. 예를 들어 노동개혁이 안 되는 것도 수요와 공급이라는 시장 원리로 접근하지 않기 때문이다. 교육개혁이 안 되는 것도 마찬가지 이유다. 교육의 수요자와 공급자 간의 관계 문제로 돌아간다면 우리나라 교육문제의 90%가 해결될 것으로 본다. 부동산도 이제 시장에 맡겨둘 때가 됐다. 금리도 시장과 괴리된 채 계속 유지될 수는 없다. 전기값도 자연스럽게 올라가야 수급이 조절될 것이다. 시장 원리가 작동해야 한다.

-- 법인세 인상이 경제 이슈로 부각됐다.

▲ 너무 민감한 문제지만, 결국 법인을 어떻게 볼 것이냐는 철학의 문제다. 법인의 소득은 언젠가 배당, 금리, 월급 등 어떤 형태로든 개인소득으로 전환된다. 과세는 개인소득으로 전환될 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이것이 법인의제설이다. 가령 투자를 늘리려면 회사를 만들거나 해외에서 들어와야 하는데 세금을 많이 매기면 가능하겠나. 법인이나 재벌을 옹호하려는 것이 아니다. 그릇을 깨지 않고서 세금을 거두는 방안을 연구해야 한다. (법인세 인상에) 찬성하든 반대하든 철학적 기초가 있어야 한다.

-- 복지 문제에 대한 견해는.

▲ 시장 원리가 작동하는 유연한 경제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그것이 성장, 고용, 분배, 복지 문제를 해결하는 길이다. 경제 성장 없이 복지 어떻게 끌고 갈 수 있겠나. 기업이 잘 돼서 고용 많이하고 월급 많이 주는 것이 결국 복지다. 있는 걸 어떻게 나눠먹을 것인가 하는 식의 접근은 답이 안 나온다.

-- 세계 경제가 장기 침체다. 올해 경기는 어떻게 보나.

▲ 경기는 항상 왔다갔다는 하는 것이라 일희일비할 필요가 없다. 주된 관심은 구조에 있다. 어떻게 건강하고 경쟁력 있는 경제구조를 만드느냐가 관건이다.

-- 차기 무역협회장으로 추대된 소감은.

▲ 지금까지 (전임자들이) 잘 해오셨다. 좋은 건 적극적으로 살려나갈 생각이다. 많이 도와달라.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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