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난의 힘…서울 아파트 거래량 2006년 이래 최대

전세난의 힘…서울 아파트 거래량 2006년 이래 최대

입력 2015-03-29 10:21
수정 2015-03-29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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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만3천건 넘을 듯…1∼3월 연속 역대 기록 경신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올해 들어 석 달 째 2006년 이후 최대치를 경신할 분위기다. 연립·다세대 주택 3월 거래량도 2008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전세의 매매수요 전환이 늘고 임대사업을 하려는 수요까지 가세하면서 서울 주택 거래량이 급증한 것이다.

29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3월 27일 현재 서울 아파트 거래량(신고일 기준)은 총 1만1천489건으로 지난달의 9천478건을 넘어섰다.

이는 실거래가 조사를 시작한 이래 3월 거래량으로 가장 많았던 2006년의 1만1천854건에 육박하는 것으로, 이달 집계가 아직 27일까지만 이뤄진 것을 감안하면 2006년 기록을 넘어설 것이 확실하다.

전문가들은 3월 거래량이 1만3천건을 넘어서면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서울지역 아파트 매매시장은 지난해 말 분양가 상한제 등 ‘부동산 3법’ 통과 이후 1월부터 석 달 연속 역대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다.

정부의 대대적인 규제완화 정책으로 당분간 집값이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진데다 재건축 이주 등으로 전세난이 심화되면서 임대수요가 매매로 돌아선 영향이 크다.

최근 저금리 기조 속에 전세가격이 매매가의 80∼90%를 웃도는 곳이 늘자 소형 아파트 등을 구입해 임대사업을 하려는 수요가 많아진 것도 거래량 증가의 원인이다.

아파트 거래가 늘면서 대체재인 다세대·연립주택 거래도 크게 늘었다.

3월 현재 거래량은 4천629건으로 지난해 3월(3천762건)을 넘어선 것은 물론, 2008년 3월(7천324건) 이후 7년 만에 가장 많다.

국민은행 박원갑 수석 부동산전문위원은 “전세난에 지친 세입자들이 비싼 아파트 대신 다세대·연립주택을 구입하면서 거래량이 늘었고 임대사업용으로 구입한 경우도 적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아파트의 경우 거래가 가장 많은 곳은 소형 아파트가 밀집된 노원구로, 이달 27일 현재 1천56건을 기록해 올해 들어 처음 1천건을 넘어섰다.

그다음은 마곡지구 입주 등의 영향으로 강서구가 두 번째로 많은 930건이 거래됐다.

최근 대규모 재건축 단지 이주로 전세난이 심한 강동구도 815건이 팔리며 지난달보다 47.4% 증가했고, 재건축 아파트 거래가 많은 강남·서초구도 각각 683건, 675건으로 2월 대비 26.5%, 45.2% 늘었다.

전문가들은 이런 추세라면 올 한해 서울 아파트 총 거래량도 조사 이래 최대치(2006년 13만7천216건)를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부동산 실거래가 신고 기간은 계약일로부터 60일 이내여서 이달 거래량에는 지난달에 계약된 거래가 다수 포함돼 있고, 3월 하순 이후 집값이 오른 곳은 거래가 주춤해진 것을 감안하면 4월 이후 월별 거래량이 계속해서 역대 최대치를 경신할지는 지켜봐야 한다.

당장 이사철이 지나는 4월은 거래량이 3월보다 줄어드는 게 일반적이다.

부동산114 함영진 리서치센터장은 “연초 거래량 증가로 서울의 재건축이 아닌 일반 아파트도 1천만∼2천만원씩 가격이 오르면서 최근 서울 대신 인천·경기로 상승세가 전이된 모습”이라며 “그러나 서울 아파트 전세난이 여전하고 금리 인하 영향 등을 고려할 때 전반적인 구매수요는 꾸준히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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