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요금 뒤엔 통신 거인들의 ‘치킨게임’

데이터 요금 뒤엔 통신 거인들의 ‘치킨게임’

입력 2015-05-21 09:00
수정 2015-05-2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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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는 유선시장 축소 감수하고 SKT는 접속료 부담 떠안고

데이터 요금제 출시 이면에는 유·무선통신 거인이라 할 수 있는 KT와 SK텔레콤의 치열한 수싸움이 있다. ‘치킨게임’이라 할 만큼 양보없는 경쟁이다.

KT는 유선전화 시장 축소를 예상하고도 업계 최초로 이동전화 음성 통화를 무료화했고, SK텔레콤은 요금제 전구간에서 유·무선 음성 통화를 무제한 제공하기로 해 접속료 부담을 떠안았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으로 KT의 유선통신 서비스(시내전화+인터넷 전화) 가입자는 1천697만여명으로 전체 시장의 64.2%를 차지했다. 유선통신 가입자 3분의 2가 KT 전화를 쓴다.

LG유플러스 가입자는 494만여명(18.7%), SK브로드밴드 가입자는 450여만명(17.1%)으로 뒤를 잇는다.

유선통신 서비스 가입자는 2012년 말 2천706만여명에서 작년 말 2천655만명으로 완만하게 감소했다. 데이터 요금제 출시를 계기로 감소세가 뚜렷해질 것이란 게 업계 관측이다.

집 전화, 사무실 전화를 주로 쓰던 시대가 끝났다는 뜻이다.

KT는 유선 시장의 최강자이면서도 데이터 통신에 미래 성장동력이 있다고 보고 업계에서 가장 먼저 이동전화 음성 통화를 무료 제공하는 요금제를 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SK텔레콤은 또 다른 승부수를 던졌다. 경쟁사와 차별화를 위해 월 2만9천900원만 지불해도 유·무선 통화를 무제한 제공하기로 하면서 KT에 지불해야 하는 접속료 부담을 떠안은 것이다.

접속료는 망외 통화시 발신 측 사업자가 착신 측 사업자에 통신망을 이용한 대가로 내는 비용이다.

SK텔레콤의 데이터 요금제 가입자가 KT의 유선 서비스 가입자에 전화하면 SK텔레콤은 자사 가입자로부터 요금을 받지 못하면서 KT에 분당 수십원의 접속료를 지급해야 한다.

이 ‘치킨게임’에서 KT와 SK텔레콤 가운데 누가 웃게 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유선 시장의 축소와 상호 접속료 자체가 서로 무관치 않은 이슈이기도 해서 예상이 쉽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가입자들의 통신비 인하 요구와 정부 압력에 못 이겨 앞다퉈 새 요금제를 출시했지만 이제와서 보니 제 살 깎아 먹기 아니었나 싶기도 해 씁쓸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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