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ICT기업들은 ‘희색’ 국책銀 ‘당혹’… 시중銀 ‘떨떠름’

증권업계·ICT기업들은 ‘희색’ 국책銀 ‘당혹’… 시중銀 ‘떨떠름’

이유미 기자
입력 2015-06-21 23:16
수정 2015-06-22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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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은행 윤곽… 반응 엇갈려

소문만 무성했던 인터넷전문은행(이하 인터넷은행)의 윤곽이 드러나자 업권별로 온도차가 갈리고 있다. 증권업계는 “은행업에 진출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며 반기는 반면 은행권은 복잡한 표정이다. 금융 당국이 ‘금융사+정보통신기술(ICT) 업체’가 융합한 형태의 인터넷은행을 유도하고 있는 만큼 유망 ICT 업체 유치 경쟁도 가열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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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인터넷은행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증권사들이다. 미래에셋·NH투자·대우·현대증권 등은 오는 9월 예비인가 신청을 목표로 준비 중이다. 미래에셋은 증권사에 기반을 둔 미국의 찰스 슈왑, 일본의 다이와넥스트뱅크 성공 사례를 탐구하고 있다. 미래에셋 관계자는 “주요 수익 모델은 은행의 요구불예금 계좌 잔고가 일정 수준 이상으로 늘어나면 그 초과액을 증권사가 직접 운용(투자)해 수익률을 높이는 자동이체계정(스위프 어카운트)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NH투자증권은 인터넷은행을 통해 일반 고객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차별화를 고려 중이다. 인터넷은행 1호를 노렸던 키움증권(대주주 다우기술)은 산업자본의 인터넷은행 지분 소유가 4%까지만 허용되는 시범인가 단계에는 참여하지 않을 방침이다. 법 개정이 이뤄져 50%까지 허용되면 그때 뛰어들 생각이다.

정부가 대주주이거나 국책은행인 우리은행과 기업은행은 당혹스러운 기색이다. 일찌감치 자회사 형태의 인터넷은행 설립을 준비하고 있었지만 은행권 참여는 은행법 개정 이후에나 가능해서다. 금융위원회는 은행 단독의 인터넷은행 설립에 부정적이다. 기업은행 측은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졌다”며 “은행 내 사업 부서로 인터넷은행을 둘지 별도 회사로 출범시킬지 내부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대부분의 시중은행은 시큰둥하다. A은행 관계자는 “인터넷은행 사업 모델이 기존의 인터넷뱅킹이나 스마트뱅킹과 겹치고 간편결제 서비스는 계열 카드사에서 이미 제공하고 있다”며 “수익성이 담보되지 않는 상황에서 초기 시장에 섣불리 뛰어들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인터넷은행을 먼저 시도한 일본도 손익분기점 달성까지 4~5년이 걸렸다.

B은행 관계자는 “인터넷은행이 본격 출범하면 기존 고객 수성 차원에서 사업을 운용할 것”이라며 “인터넷뱅킹 관련 규제만 완화해도 인터넷은행을 따로 만들 필요 없이 더 많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텐데 아쉽다”고 뼈 있는 소리를 했다.

금융권이 합작사(JV) 형태의 인터넷은행 설립으로 방향을 틀면서 ICT 기업들의 몸값도 치솟고 있다. 인터넷은행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ICT 기업은 다음카카오, 인터파크, KG이니시스, 엔씨소프트 등이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2015-06-22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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