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양추진단장 “선미·선수에 망 감싸 시신 유실 막는 안 제시”
해양수산부는 중국 국영기업인 ‘상하이 샐비지’와 우리나라의 오션씨엔아이가 구성한 컨소시엄이 세월호 인양을 위한 업체 선정에서 최우선 협상대상자가 됐다고 15일 밝혔다.상하이 샐비지는 세월호 선체 내부에 공기를 주입해 약간 들어 올린 뒤 공간이 생기면 인양용 철제빔들을 설치하고 이를 크레인 한 대에 연결해 수심 23m까지 끌어올려 안전지역으로 수중 이동시킨 다음 플로팅 도크에 선적해 항구로 옮겨 인양한다는 방법을 제시했다.
애초 해수부 산하 세월호 선체 인양을 위한 기술검토 태스크포스(TF)가 내놓은 ‘구멍을 뚫어 선체 내부에 인양점을 만들겠다’는 방식과는 다르다.
상하이 샐비지는 인양 비용으로 851억원을 제시했다. 우선 협상대상 2순위인 중국 국영 ‘차이나 옌타이 샐비지’의 컨소시엄과 3순위인 미국 업체 타이탄의 영국지사가 구성한 컨소시엄 등이 제시한 금액과 비교하면 각각 139억원, 148억원 적다.
연영진 세월호선체인양추진단장은 “인양 업체가 최종 선정되면 업체는 구체적인 인양설계를 하게 되고 그때 방법을 보완할 수 있다”며 “우선협상 대상자를 뽑는 평가 때 기술과 가격 부분 배점을 9대 1로 했기 때문에 이를 통과한 상하이 샐비지는 상당한 기술력을 가졌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다음은 연 단장과의 일문일답.
-- 상하이 샐비지가 정부의 기술검토안과 다른 방법을 제시한 이유는.
▲ 해당 업체는 세월호 선체가 오래됐기 때문에 (인양점을 만들려고) 구멍을 뚫어서 하기에는 안전에 취약하다고 판단했다. 기술검토안은 입찰에 참여할 업체들에 인양비용이나 기간 등에 대한 정보를 주고자 제시한 안이다. 업체들이 자신들의 장점, 특성, 장비 등을 고려했기 때문에 (방법들이) 약간 다를 수 있다. 기본적인 방법들은 정부의 기술검토안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상하이 샐비지의 방법과는) 인양점을 선체 내부에 할 것이냐, 외부에 빔으로 할 것이냐의 차이다.
-- 상하이 샐비지의 방법은 세월호 선내에 공기를 주입한 뒤 부력을 이용해 선수를 들어 올려 하는 것인데, 앞서 기술검토 때는 선수를 들어 올렸을 때 선체 파손이 우려됐다.
▲ 기술검토 때는 8천t과 1만t급 크레인 2대를 쓰는 것이었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위한 이번 기술평가 과정에서 크레인을 2대 쓰는 것보다 1대 쓰는 것이 안정성에서 훨씬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려면 선체의 무게를 줄여야 하는데 이때 부력을 활용하는 것이다. 세월호의 현재 추정 무게는 약 8천500t인데, 이를 5천t까지 줄이게 된다.
-- 정부의 기술검토안은 크레인으로 선체를 3m정도만 들어올려 수심 30m에서 플로팅도크에 올리는 것이었다. 상하이 샐비지의 계획은 선체를 수심 23m까지 올리는 것인데 안정성 문제는 없나.
▲ 기술검토안은 인양점을 선내에 만들기 때문에 불안요소가 솔직히 있었다. 상하이 샐비지의 방안은 선체 밖에 빔을 설치하는 것이어서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본다. 선체를 수중에서 이동하기 때문에 수심 20m 정도로 충분히 높여 하는 것이 안전하다.
-- 상하이 샐비지가 인양 업체로 최종 선정됐을 때 사용할 크레인과 장비는.
▲ 제안서를 보면 현대중공업의 1만t급 크레인을 사용한다고 돼 있다. 장비의 상당 부분은 중국에서 올 것이고, 일부는 국내 것을 사용하게 된다. 이 부분도 앞으로 협상과정에서 논의하겠다.
-- 우선협상대상으로 선정된 업체들이 제시한 방안과 기술평가 점수를 공개할 수는 없나.
▲ 크게 보면 크레인을 이용하는 방법이 있고 크레인 없이 인양하는 방법이 있는데 각기 장단점이 있다. (상하이 샐비지 안을) 제일 효율적으로 봤다. 업체들이 제시한 인양 방법들은 사기업의 지적재산이어서 (공개가) 어렵다. 기술점수는 애초 입찰 공고 때부터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 상하이 샐비지가 제시한 인양 일정은.
▲ 상하이 샐비지는 기상여건만 괜찮다면 올해 잔존유 제거와 시신유실방지 대책을 마무리하고 (부력 증가를 위한 선내) 에어백과 인양빔 설치 등 본격적인 수중작업은 내년 초 시작한다는 계획을 냈다. 이 조건이라면 인양은 내년 7월께 완료된다.
-- 시신 수습은 언제 이뤄지나. 유실에 대한 대비책은.
▲ 시신 수습은 검토가 필요하겠지만 세월호 선체가 목포 신항에서 육상으로 올려지고 나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업체들의 기술제안서를 검토할 때 인양가능성과 시신유실방지를 같은 무게를 두고 평가했다. 상하이 샐비지는 선미와 선수에 유실망을 감싸 시신이 유실되지 않게 한다는 안을 제시했다. 특히 선체 파손 등 비상사태가 벌어졌을 때 이를 극복하는 방안도 이번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때 평가됐다.
-- 중국 교통운수부 산하 기업 2곳이 우선협상대상 1순위와 2순위에 선정됐다. 인접국 국영기업이어서 안보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
▲ 상하이 샐비지와 차이나 옌타이 샐비지는 같은 교통운수부 산하지만 서로 독립된 기업이다. 해저지형 등 해상보안과 관련된 자료는 항상 (정부와 최종 선정된 인양업체가) 같이 공유하고 관리하는 시스템을 만들 생각이다.
-- 상하이 샐비지가 인양 업체로 최종 선정됐을 때 컨소시엄에 참여한 우리나라 오션씨엔아이의 역할은.
▲ 기본적으로 하도급이 아닌 공동도급이기 때문에 책임과 권한을 공유한다. 제안서에는 이 부분이 개략적으로 돼 있지만 인양설계에 들어가면 구체적인 역할 분담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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