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만에 의사출신 복지장관…메르스대책·국민연금 ‘현안’

17년만에 의사출신 복지장관…메르스대책·국민연금 ‘현안’

입력 2015-08-04 15:24
수정 2015-08-04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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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엽 내정자 ‘포스트 메르스’ 대책 적임

정진엽 전 분당서울대병원장이 4일 새 보건복지부장관에 내정된 배경에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로 환부를 드러낸 보건의료 분야 개혁에 적임자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정 내정자가 인사청문회를 통과하면 17년만에 나온 보건복지 분야 정부 부처의 의사 출신 수장이 된다.

지난 1998년 국민의 정부 시절 자민련 몫으로 보건복지부 장관이 된 주양자 전 장관 이후 의사 출신 보건복지 부처 수장은 나오지 않았다.

의사 출신으로 보건복지 부처 수장이 된 경우는 노태우 정부 시절 권이혁 전 장관과 문태준 전 장관, 김영삼 정부 시절 박양실 장관을 포함해 모두 4차례다. 이 중 박양실 전 장관은 15일, 주양자 전 장관은 59일 재임한 뒤 교체된 ‘단명’ 장관이다.

정 내정자는 정형외과 전공의 출신으로, 분당서울대병원에서 교육연구실장과 진료부원장을 거쳤으며 지난 2008년부터 5년간 이 병원 병원장을 역임한 바 있다.

특히 분당서울대병원장을 재임 중 대한병원협회의 병원정보관리이사, 재무위원장, 기획이사 등을 맡은 바 있어 의료 시스템 전반에 정통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의료인 출신 장관설은 보건복지부가 ‘전문성 부족’으로 메르스 초기 방역에 실패했다는 지적을 받은 뒤 끊임없이 제기됐다.

문형표 현 장관은 국민연금 전문가이지만 의료에 있어서는 사실상 ‘비전문가’나 다름이 없다는 비판을 받았다. 메르스 사태가 터지면서 초반 상황을 오판해 안일한 대응을 했다는 지적이 많았다.

복지부와 의료계 안팎에서는 정 내정자가 오랜 의료 현장 경험을 토대로 의료 시스템의 환부를 정확하게 도려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두달 넘게 전국을 혼란에 빠트린 메르스 사태는 병원 내 감염병 관리 부실과 상급병원 쏠림 현상, 응급실 과밀화, 의료쇼핑 관행 등 의료계의 수많은 문제를 노출했다.

이에 따라 정 내정자는 ‘제2의 메르스’ 사태를 막기 위해 보건의료 시스템 전반을 ‘혁신’해야 할 시급한 과제를 안고 있다.

정 내정자가 ‘포스트 메르스’ 대책 마련에 적임인 의료계 출신 인사이기는 하지만 그의 앞에는 복지분야 현안도 만만치 않게 산적해 있다.

당장 정부 내부에서조차 첨예하게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국민연금 지배구조 체계 개선 문제가 뜨거운 감자로 떠올라 있다.

여기에 진통 끝에 정치권이 구성하기로 합의한 ‘공적연금 강화와 노후빈곤 해소를 위한 특별위원회와 사회적 기구’도 출범을 앞두고 있다. 국민연금의 보장 수준 강화를 둘러싼 격론이 예상돼 이 분야 ‘비전문가’인 정 내정자 입장에서는 헤쳐 나가기 쉽지 않은 도전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밖에 올초 추진됐다가 보류된 뒤 재추진되고 있는 건강보험 부과체계 개편도 정 내정자 앞에 놓은 ‘큰 산’이다.

정 내정자가 의사 출신인 만큼 의사와 한의사, 약사, 간호사, 치과의사 등 보건의료 분야의 다양한 직역간 갈등을 조정하는 일도 만만치 않은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들어 소원해진 의료계와 복지부 사이의 관계가 앞으로 개선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복지부는 그동안 의료계의 거센 반발에도 불구하고 원격의료를 추진해 왔다. 작년에는 의사 단체가 ‘의료 민영화’에 반대하면서 집단휴진에 나서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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