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인하에도 은행들 가산금리 올렸다

기준금리 인하에도 은행들 가산금리 올렸다

입력 2015-08-30 10:19
수정 2015-08-30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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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만에 주택대출 가산금리 비중 14%포인트↑

국내 은행들이 지난 2년간 주택담보대출의 가산금리 비중을 크게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가 2년간 1.25%포인트(2.75%→1.5%) 떨어지고, 주택담보대출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43개월째 연속하락하고 있지만 은행들은 가산금리로 일정 수준의 이윤을 계속 유지해 온 것이다.

이에 따라 대출 기준금리 하락에 따른 예대마진(대출이자에서 예금이자를 뺀 부분) 손실을 메우려고 은행들이 고객들에게 책임을 전가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30일 주택담보대출을 취급하는 국내 17개 시중·특수·지방·외국계 은행에 따르면 올해 7월 주택담보대출(만기 10년 이상 분할상환식) 평균금리는 2.98%다.

이 가운데 은행 기준금리는 1.85%, 가산금리는 1.13%로, 가산금리 비중이 전체 대출 평균금리의 38%를 차지한다.

이는 2년 전인 2013년 7월과 비교하면 가산금리 비중이 14.2%포인트 늘어난 것이다.

당시 주택담보 대출 평균금리는 3.82%이고, 이 가운데 기준금리가 2.91%로 전체 대출 평균금리 비중의 76.2%를 차지했다. 가산금리는 0.91%로 23.8% 비중이었다.

은행의 대출금리는 한은 기준금리에 조달금리를 얹은 은행 기준금리, 여기에 고객들의 신용도를 토대로 한 가산금리를 더해 정해진다.

은행들은 가산금리를 재량껏 산정하고 있으며 영업비밀이라는 이유로 구체적인 산정 기준과 세부 내용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은행 중에선 경남·광주·대구·부산·전북·제주 등 지방은행의 가산금리 비중이 2년 사이에 17%포인트가 늘어 가장 많이 증가했다.

국민·신한·우리·하나·외환 등 5대 시중은행의 가산금리 비중은 15.6%포인트, 씨티·SC 등 외국계은행의 비중도 14.6%포인트 상승해 그 뒤를 이었다.

농협·수협·산업·기업 등 특수은행의 가산금리 비중은 7.9%포인트 올라 상승률이 가장 낮았다.

은행별로는 전북은행이 32.5%포인트 올라 상승률이 가장 높았고, 우리은행(22.1%포인트), 대구은행(20.2%포인트), 국민은행(19.2%포인트), 씨티은행(18.6%포인트) 순으로 높았다.

이처럼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올린 이유는 은행의 핵심 이익인 이자이익이 줄어들면서 은행들이 그 손실을 손쉽게 메우려 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국민·신한·우리·하나·외환 등 5대 시중은행의 올 상반기 순이자이익은 8조8천851억원으로 작년 동기(9조829억원)와 견줘 2.17%(1천978억원) 감소했다.

2년 전인 2013년 상반기와 비교해보면 4.25%(3천783억원) 줄었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순이자마진 하락으로 은행 수익성이 떨어진데다 저성장과 가계부채 증가 등으로 개인 부실 가능성마저 큰 상황”이라며 “이렇게 대내외적으로 경제환경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가산금리까지 낮추면 은행의 부실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손실을 은행들이 손쉽게 소비자에게 떠넘기려 한다는 지적도 있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연맹 회장은 “우리나라는 불경기든 호경기든 은행이 목표수익률을 달성할 수 있는 구조”라며 “가산금리를 올리는 건 그런 전략의 하나”라고 말했다.

그는 “기준금리를 낮추면 은행도 그에 맞춰 대출 금리를 하락시켜야 하지만 개인의 신용등급, 거래실적 등을 이유로 은행들은 대출 금리를 그만큼 낮추지 않고 있다”며 “금융당국은 은행들의 가산금리 인상을 사실상 방관하고 있어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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