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다우존스 등 ‘선진국 분류’… 금융시장선 “韓은 아직 신흥국”
미국의 금리 인상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계속되는 지금 우리나라가 선진국으로 분류되는 것이 나을까, 신흥국으로 분류되는 것이 나을까.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신흥국을 중심으로 외국인 투자금이 빠져나갈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다. 정부는 이에 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을 추진 중이지만 이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5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국제통화기금(IMF)과 영국 FTSE 지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다우존스 지수 등은 우리나라를 선진국으로 보고 있다. 우리 정부도 경상흑자와 외환보유액 등을 근거로 선진국으로서의 기초체력이 충분하다고 설명한다. 반면 미국의 금리인상 등 대외 변동성이 감지될 때마다 많은 자금이 빠져나가는 등 금융시장에서는 아직까지 우리나라를 신흥국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우리나라가 국제 금융 투자자들로부터 선진국 평가를 받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전문가들은 장단점이 있다고 분석한다. 신흥국 가운데에서는 한국이 매력적인 투자처이지만 선진국 시장에서는 상대적으로 덜 안정적인 투자처로 비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MSCI의 신흥시장 지수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15.8%로 중국(18.4%)에 이어 두 번째다. 전 세계 지수로 범위를 넓히면 한국의 비중은 1.7%에 불과하다. 외려 투자 비중이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일단 선진국 지수에 들어가면 선진국 지수를 추종하는 펀드가 많기 때문에 자연히 우리나라로 들어오는 투자금도 늘어나고 주가가 올라가면서 주식시장이 안정화될 수 있다는 의견이 높다.
한국이 선진국 평가를 받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원화가 국제 시장에서 통용되는 화폐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한국이 선진국 평가를 못 받는 이유는 원화가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화폐로 인정되지 않기 때문”이라면서 “경제적 안정성이나 실력을 키워서 인정을 받는 게 더 낫다”고 제언했다.
최근 세계 금융 시장의 여파는 우리나라 경제의 대외의존도 때문이지 신흥국이기 때문이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최성락 국제금융센터 차장은 “최근 이슈는 신흥국과 선진국의 영역보다는 중국이나 미국에 대한 경제 의존도가 얼마나 높으냐에 달려 있다”고 설명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2015-10-06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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