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중·선수 밀착 설계 “MLB 수준 수요 창출”

관중·선수 밀착 설계 “MLB 수준 수요 창출”

강주리 기자
강주리 기자
입력 2015-10-05 23:36
수정 2015-10-06 01:1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대우건설 내년 준공 첫 팔각형 야구장 ‘삼성 라이온즈 파크’ 가보니

손에 잡힐 듯 가까운 타석. 필드와 관람석의 간격을 최대한 좁혀 놓은 국내 최초 팔각형 야구장은 잇단 홈런에 환호하는 홈팬들의 모습을 떠올리게 했다. 미국 메이저리그 필라델피아의 홈구장 시티즌스뱅크파크를 벤치마킹한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는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가 내년 2월 준공 이후 정식으로 사용할 홈구장이다.

지난 2일 찾은 야구장은 그라운드 위 잔디를 깔기 위해 롤러 차량이 쉴 새 없이 흙을 다지고 있었다. 남쪽으로는 국내 최대 규모의 전광판(36×20.4m)이 세워졌다. 그린벨트 해제지역에 들어선 구장은 주변이 울창한 나무숲으로 싸여 한결 쾌적한 느낌이었다.

이미지 확대
지난 2일 2층 내야석에서 바라본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의 새 홈구장인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 모습. 정면에 국내 최대 규모의 전광판이 설치된다. 내년 2월 준공에 맞춰 그라운드에 잔디를 깔기 위한 바닥 다지기 작업이 한창이다.
지난 2일 2층 내야석에서 바라본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의 새 홈구장인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 모습. 정면에 국내 최대 규모의 전광판이 설치된다. 내년 2월 준공에 맞춰 그라운드에 잔디를 깔기 위한 바닥 다지기 작업이 한창이다.
●공정률 80%… 최대 2만 9100명 수용

대우건설이 대구 수성구 연호동에 짓고 있는 1666억원짜리 새 구장은 골조 공사가 거의 마무리돼 공정률 80%를 보이고 있었다. 팔각 구조의 야구장 시공은 기존 원형 구장보다 넓은 관람공간과 트인 시야를 제공해 기능성과 조형미를 모두 만족시켰다는 평가가 나온다. 야구장의 상단 골조는 공장에서 콘크리트 부재를 생산해 현장에서 조립하는 프리캐스트(PC) 공법을 적용해 고른 품질과 내구성을 높였다. 지붕과 벽체 패널은 이달 안에 공사가 끝난다. 관중석 의자는 특수 주문 제작한 내화성 재질로 다음달에 설치된다.

경기장 외부는 자체 강도가 높은 콘크리트 노출면으로 꾸몄고 아연도강판을 사용해 젊고 역동적인 외관으로 단장했다. 좌석 수는 모두 2만 4300석으로 최대 수용인원은 2만 9100명이다. 박진감 넘치는 경기 관람을 위해 관람객과 선수 사이를 밀착시키는 메이저리그식 직선 집중식 설계를 도입하다 보니 내부 경기장은 훨씬 작아 보였다. 실제 하부 스탠드부터 1, 3루 베이스까지의 거리는 18.3m로 국내 최단거리다.

●PC공법 적용… 고정석 37% 눈비 안 맞게

상부 스탠드에는 국내 최초로 돌출형 스탠드(캔틸레버)가 도입돼 기존 야구장보다 7.4m나 필드 쪽으로 앞당겨 4~5층 관중들의 시야를 넓혔다. 덕분에 전체 고정석의 37%가 비나 눈을 맞지 않고도 관람이 가능하다. 캔틸레버 형식의 관중석은 PC공법을 사용하기에 가능했다. 상부 스탠드에는 관람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투수의 투구 실험을 거친 유리 난간이 국내에 처음으로 설치돼 눈길을 끌었다. 상부와 하부 관중석 사이 복도를 걸어가면서도 경기를 관람할 수 있다.

●필드 축 동북동 방향… 5000석 이벤트존

필드 축은 기존 선수 위주의 남향 대신 관람객 위주의 동북동 방향으로 배치돼 눈부심을 최소화했다. 경기가 시작하는 오후 6시쯤에는 좌석의 83%에 그늘이 생긴다. 스카이박스석, 잔디석, 서포터스석, 바비큐석, 모래놀이존, 패밀리석 등 11가지, 5000여석의 이벤트존을 만들어 다양한 야구팬의 수요도 충족시켰다. 대구 도시철도 2호선 대공원역과 연결되며 경기장 내외부에 에스컬레이터도 국내 처음으로 설치됐다. 금현철 대우건설 소장은 “설계를 비롯해 필드의 흙, 그물망, 안전펜스까지도 메이저리그에서 모두 들여왔다”면서 “구단과 상시 협의해 선수들과 관중 모두 불편함이 없는 명문 야구장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글 사진 대구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2015-10-06 19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