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판매량 8천400만대 추정…ASP 하락이 원인
삼성전자가 3분기에 7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올리는 ‘깜짝 실적’을 거뒀지만 여전히 핵심사업인 IM(IT모바일)의 수익성은 개선되지 않는 답답한 모습을 보였다.삼성전자는 29일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IM부문의 3분기 영업이익이 2조4천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IM부문 영업이익은 지난해 4분기 1조9천600억원에서 올해 1분기 2조7천400억원으로 회복세를 보였으나 2분기 2조7천600억원으로 제자리걸음을 한 뒤 3분기에는 오히려 뒷걸음쳤다.
시장에서는 IM 부문의 3분기 영업이익이 2조원대 중반으로 전 분기인 2분기(2조7천600억원)와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점쳤다. 일각에서는 사상 최대 실적을 낸 반도체 사업 정도는 아니지만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둬 오랜만에 3조원을 넘어서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왔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기대 이하였다.
삼성전자는 이날 실적발표 후 진행한 콘퍼런스콜에서 3분기 휴대전화 판매량이 총 1억500만대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스마트폰 비중은 80%이어서 스마트폰 판매량은 약 8천400만대를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
8천만대 중반이면 역대 최고 판매량을 거둔 작년 1분기(8천900만대·SA 추산) 이후 최고치다. 올해 2분기(7천190만대) 보다는 무려 1천200만대나 많다.
그런데 왜 영업이익은 거꾸로 떨어졌을까.
많이 팔고도 이문을 남기지 못한 건 평균판매단가(ASP)가 떨어져서다. 삼성전자가 이날 밝힌 3분기 휴대전화 ASP는 180달러에 불과했다.
이는 글로벌 시장이 점차 중저가 보급형 스마트폰 위주로 재편되는 현상에 기인한다. 중저가 모델은 고가의 프리미엄 스마트폰보다 ASP가 낮아 영업이익을 남기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올 뉴 갤럭시’를 표방하며 선보인 갤럭시S6와 갤럭시S6엣지의 글로벌 가격을 기존 갤럭시S 모델보다 10만원 가량 낮게 책정한 것도 보급형 모델이 대세가 된 시장 분위기를 무시할 수 없어서였다.
게다가 갤럭시A, 갤럭시J 등 삼성전자가 새로 꾸린 ‘보급형 라인업’이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끈 것도 판매량 증가에도 영업이익은 거꾸로 하락하는 아이러니한 실적에 영향을 줬다.
삼성전자는 4분기 스마트폰 실적 전망과 관련해 3분기에 출시한 신모델 판매 확대와 비용 효율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해 전 분기 수준의 이익을 달성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3분기에 내놓은 신모델이라함은 갤럭시노트5와 갤럭시S6엣지+. 특히 갤럭시노트5는 갤럭시노트 역대 제품 가운데 가장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데도 3분기 수준의 이익을 목표로 둔 것은 그만큼 글로벌 시장이 녹록지 않아서다.
업계 관계자는 “많이 팔고도 이익을 못 내는 삼성의 스마트폰 사업 구조는 이미 지난해부터 시작된 현상”이라며 “스마트폰 시장이 성능보다 가격 경쟁으로 가는 상황에 발맞춰 근본적인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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