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갓집 맏며느리 유리천장 깼다…한화 김남옥 상무 승진

종갓집 맏며느리 유리천장 깼다…한화 김남옥 상무 승진

입력 2015-12-06 14:04
업데이트 2015-12-06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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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학력 중졸로 강남지역본부장 맡아 상무 승진

‘섬진강변 시골마을 종갓집 맏며느리 출신 전업주부로 정규학력은 중졸.’

6일 발표된 한화그룹 인사에서 상무로 승진한 김남옥(60) 한화손해보험 강남지역본부장의 이른바 ‘스펙’이다.

1970년 경남 하동 양보중학교를 졸업한 김 상무는 집에서 신부수업을 받다가 스물셋의 이른 나이에 인근 종갓집에 시집갔다.

아들 둘을 낳고 온갖 살림살이를 다 하느라 공부는 커녕 직장생활도 먼 나라 얘기였다.

그러던 그가 지난 1994년 보험회사 영업소장 자리에 올랐다.

보험설계사를 하던 사촌 언니의 권유로 우연히 보험설계사에 도전한 것이 김 상무의 인생을 확 바꿔놓았다.

김 상무는 1992년 신동아화재(한화손해보험 전신) 설계사로 보험영업 전선에 발을 들여놓았다. 막상 일을 시작하니 잃어버린 이름도 되찾고 자아도 되찾은 기분이었다고 한다.

난관도 적지 않았다. 보험 일을 하다 보니 쟁쟁한 학력을 자랑하는 경쟁사 설계사들이 부럽기도 했다.

정규학력 중졸이 전부인 그는 검정고시를 쳐볼까 생각도 해봤지만 껍데기뿐인 졸업장보다는 남들보다 한 발짝 더 뛰겠다는 특유의 성실함에 승부를 걸었다.

“학벌은 최저였는데 그게 오히려 도움이 된 것 같아요. 더 열심히 뛰었고 그만큼 더 빨리 진급할 수 있었습니다.”

김 상무는 과장·부장도 특진으로 달았다.

2006년 10개 넘는 영업소를 관할하는 마산지역단장으로 승진했고 2013년 부산지역본부장·경인지역본부장을 거쳐 2014년 3월 전문위원(상무보)으로 마침내 ‘별’을 달았다.

가장 까다로운 고객이 많은 서울 강남을 총괄하는 강남지역본부장으로 입성한 그의 각오 역시 남달랐다.

“종갓집 맏며느리 출신 전업주부가 이제 강남까지 들어왔습니다. 최고의 도심인 강남에서 강남스타일로 한 번 승부를 걸어볼까 합니다.”

김 상무는 “한화그룹 특유의 신용과 의리, 함께 멀리 철학도 승진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적어도 난 차별을 받지 않았다”면서 “맘껏 과감하게 도전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상무는 지난달 한화그룹 계열사 여성 리더들과 함께한 ‘한화 위드 콘퍼런스’에서도 후배들과 ‘유리천장 깨기’의 메시지를 공유할 수 있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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