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금호산업 인수대금 7228억 완납
2009년 사실상 해체됐던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재건의 신호탄을 쐈다. 박삼구(?사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29일 금호산업 인수에 마침표를 찍고 6년만에 명실상부 그룹 오너의 자리로 복귀했다. 당시 박 회장은 경영 실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그룹 일선에서 물러났다. 2010년 10월 복귀했지만 이는 그룹 오너가 아닌 채권단이 위임한 경영인으로써였다.이날 박 회장은 금호산업 채권단에 경영권 지분(지분율 50%+1주)에 대한 인수대금 7228억원을 완납했다. 2009년 12월 기업재무구조개선(워크아웃)을 신청한 금호산업은 아시아나항공 지분 30.08%를 보유하고 있는 실질적인 그룹 지주회사다. 박 회장 일가는 지난 10월 설립한 새로운 지주사 금호기업(지분 67.7%)을 통해 금호산업의 지분을 보유하게 된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이날 금호산업 인수완료 발표와 함께 앞으로의 경영 방침을 밝혔다. 그룹은 앞으로 항공사업·타이어사업·건설사업을 3대 주력 축으로 삼는다. 또 내년도 경영 방침은 ‘창업초심(創業初心)’으로 정했다. 1946년 택시 2대로 창업할 당시로 돌아가 새로운 금호아시아나를 만들어가겠다는 의미다. 박 회장은 “고 박인천 창업 회장은 부지런함·성실·정직·책임감·끈기의 다섯 가지를 늘 강조하셨다”면서 “노력하면 안될일이 없다. 창업의 초심으로 돌아가서 잘 해보겠다”고 말했다.
금호산업을 되찾는 데는 박 회장의 의지와 자금 조달 능력이 변수였다. 앞서 금호산업 지분 57.6%를 보유해온 채권단은 지난해 말 이 중 50%+1주를 매각하는 조건으로 금호산업의 조건부 졸업을 결정했다. 매각작업은 올해 초 본격화 됐다. 금호와 동향인 호반건설이 지난 4월 6007억원에 인수 제의를 했지만 헐값이라며 채권단이 거절했다. 이후 채권단은 우선매수청구권을 가진 박 회장과 협상에 들어갔다. 그룹 재건이라는 명분이 달린 만큼 박 회장이 값을 더 쳐주리라 계산한 셈이다. 박 회장은 당초 1조원(주당 5만 9000원)의 가격을 제시했던 채권단에 맞서 결국 7228억원(주당 4만 1213원)에 지분을 되찾았다.
자금 조달에는 재계가 백기사 역할을 했다. 박 회장은 본인 자금에 CJ, 코오롱 등 재계에서 4200여원의 투자금을 끌어 모았다. 또 인수금융으로 3000억원을 받아 대금 납부를 완료했다. 이제 그룹 재건에 남은 건 금호타이어다. 금호산업과 동일한 시기에 워크아웃을 신청한 금호타이어는 채권단이 지분 42.1%를 가지고 있다. 금호고속은 2012년 구조조정 과정에서 매각했다가 올해 6월 되찾았지만 석 달만에 칸서스HKB 사모펀드에 되판 상태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