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인사이드] ‘범삼성가’ 신세계는 왜 삼성페이 결제 막는걸까

[재계 인사이드] ‘범삼성가’ 신세계는 왜 삼성페이 결제 막는걸까

주현진 기자
주현진 기자
입력 2016-02-02 22:42
수정 2016-02-03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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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현대 등에선 이용 가능… 신세계 “자체 서비스 육성중”

‘양가 갈등 있나’ 배경에 관심

삼성전자의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인 ‘삼성페이’의 신세계 매장 내 결제 허용 협의가 장기화하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삼성과 신세계는 지난해 8월부터 이 문제를 논의해 왔으나 이렇다 할 진척이 없다.

2일 삼성페이 홈페이지에 따르면 롯데, 현대, CJ, 아모레퍼시픽, SPC 등 대부분의 유통 매장에서 삼성페이로 결제가 가능하지만 신세계백화점, 이마트, 스타벅스 등 신세계 계열에서는 삼성페이를 쓸 수 없다. 유통 3강 중 롯데와 현대도 자체 매장에서 고객이 삼성페이로 결제할 수 있도록 빗장을 풀어 줬지만 유독 범삼성가인 신세계만 삼성페이를 막고 있다.

신세계는 이와 관련, “신세계도 자체 페이 서비스인 ‘SSG페이’를 육성 중”이라면서 “지난 1월 기준 반년 만에 가입자가 120만명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롯데와 현대도 페이 서비스를 시작했거나 준비 중이지만 고객 편의와 매출 증대를 위해 삼성과 협력하고 있다. 유통 3강의 페이 서비스는 자체 계열 매장에서만 쓸 수 있는 반면 삼성페이는 기존 마그네틱 방식의 신용카드 결제기가 있는 오프라인 유통점 어디서든 사용할 수 있어 범용성 면에서 압도적이다.

신세계가 삼성페이에 문을 열어 주지 않는 것을 두고 양가 사이에 갈등이 있는 게 아니냐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2012년 고 이맹희 전 제일비료 회장이 이건희 삼성 회장을 상대로 유산 상속 소송을 제기했을 때 이명희 신세계 회장은 중립을 지킴으로써 사실상 이맹희 전 회장쪽 손을 들어 줬다는 말이 있었다. 신세계가 1월 현재 전국 860여곳에서 운영 중인 스타벅스 커피 매장 중 삼성 계열 건물에 들어간 곳은 삼성화재 을지로 사옥 1곳이 유일할 만큼 삼성이 신세계에 살갑지 않다는 평이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양가가 삼성과 신세계로 각각 발전하면서 비슷한 업종에서 경쟁이 잦아진 탓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1990년대 말 삼성물산의 홈플러스·삼성플라자 등 유통업 진출, 최근 신라와 신세계 간 면세점 사업자 선정 경쟁 등 두 집안 간 비즈니스 충돌이 이어졌다”면서 “페이 협상도 두 집안 간의 감정 싸움으로 번질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2016-02-03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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