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만 “20대 국회 규제법안 119개…‘규제폭포’ 같다”

박용만 “20대 국회 규제법안 119개…‘규제폭포’ 같다”

입력 2016-07-21 11:07
업데이트 2016-07-21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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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꺼번에 쏟아진 법안 완급조절 필요…기업엔 부담 크다”“최저임금이 전체 임금파이 키우면 부담…김영란법 소비위축 우려”

“20대 국회가 개원하면서 규제법안이 한꺼번에 쏟아졌습니다. 기업 관련 법안 180개 중 3분의 2인 119개가 규제법안이고 나머지가 지원 법안입니다. 규제폭포 같은 상황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입법동향을 언급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하나하나 따져보면 다 이유가 있겠지만, 기업이 좀 많이 걱정하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경영활동에 과부하가 걸리지 않을까요.”

박 회장은 지난 20일 제주 롯데호텔에서 개막한 제41회 대한상의 제주포럼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통제와 감독보다는 자율과 책임을 부여하게끔 제도를 바꿔나갔으면 한다”면서 “기업이 얼마나 성숙했는지에 대한 우려도 잘 안다. 하지만 통제·감독으로 상황을 개선하기엔 한계가 있다. 법보다는 좀 더 엄격한 규범이 자율 형성되는 과정도 지켜봐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박 회장과의 일문일답.

-- 20대 국회와의 소통을 언급했는데.

▲ 나 자신부터 부족한 게 많다. 국회 개원하면서 한분한분 만나뵈러 다녔다. 국회의장, 부의장, 각당 대표, 주요 상임위원장, 간사 등 60명이 넘는다. 방법론 차이는 있지만, 경제와 기업이 성숙해지는 마음은 다 같아 보인다.

-- 규제폭포라는 표현을 썼는데 870개 발의 법안 중 119개 규제 관련 법안이라면 상의 회원사들이 가장 크게 우려하는 것은.

▲ 가장 큰 건 (법안이) 한꺼번에 쏟아지는데 완급조절이 되어야 하지 않나 싶다. 상당히 부담이 되고 기업들이 어떻게 할지 모를 정도인 게 사실이다. 법은 맥시멈이 되면 곤란하고 미니멈이 돼야 한다. 법안에 따라서는 논의가 좀 깊이 들어가야 하는 게 있는데 개원하자마자 그냥 확 발의된 느낌이다. 논의도 더 거치고 신중하게 해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법안 성격도 사전규제는 가급적 지양하고 사후규제 위주로, 또 포지티브보다 네거티브 입법으로 바꾸는 문제를 고려해줬으면 한다.

-- 대한상의가 청와대와 보조를 맞춰온 것 같은데. (이번 포럼 개회사에서) 여야는 물론 진보까지 언급하는 게 변화를 택하는 건가.

▲ 청와대와 보조를 맞췄느냐 아니냐 이런 건 정치적 해석인 듯하다. 보수 진보 문제는 취임한 때부터 그랬지만 항상 균형 있는 목소리를 내려 했다. 어느 정당 하나 치우치게 찾아가거나 만난 적이 없다. 정의당 포함해서 다 찾았다. 목소리 크기보다 중요한 게 무게감이다. 옳은 얘기할 때 무게감이 생기는 거다. 보수 진보 이분법 가르는 사회비용이 많은 게 현실이라 해소하는 방향으로 노력하는 건 당연한 도리라고 본다.

-- 최저임금이 7.3% 인상으로 결정됐는데 상의 입장은. 높은 건가 낮은 건가 적정한 건가.

▲ 최저임금 받는 사람들에 대한 배려라고 할까, 어느 정도 소득을 높여야 한다는 취지에 반대하는 건 아니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기업 급여체계가 다 호봉제로 돼 있어 최저임금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자동으로 그냥 위로 쳐서 (임금체계) 전체가 다 올라가는 그런 상황이 벌어진다. 최저임금 자체보다 전체 파급효과 때문에 걱정하는 것이다. 호봉제에 대한 것도 손을 좀 대야 하고 기업이 적응하는데 시간도 필요하다. (최저임금 인상이) 전체 파이의 임금 인상으로 이어지면 기업에 상당한 부담이 된다.

-- 민주노총이 총파업했고 금속노조가 총파업을 계획하고 있는데, 재벌책임론과 구조조정 반대 주장이 있다. 기업의 대응은.

▲ 그런 얘기가 없었으면 하는 게 바람이다. 파업, 대립 이런 쪽은 요즘 경제상황을 보면 안타깝다. 그런 극단보다는 다른 방법을 통해서 조금씩 양보하고 타협점을 찾는 게 좋지 않겠나. 지금 그렇게 파업할 상황은 아닌 것 같다.

-- 두산 사례도 있지만 선제 구조조정을 어떻게 봐야 하나

▲ 선제적 구조조정은 해야 한다. 사실 시간이 우리 편은 아니다. 기업을 놓고 보면 빨리하면 빨리할수록 피해가 줄어든다. 스피드가 상당히 있어야 한다는 점은 분명한 것 같다. 그리고 고통스럽다. 나 자신에게도 고통스러운 시간이었다. 두산 경우엔 신속하게 하는 게 고통의 크기도 줄이고 회복의 에너지도 많아진다고 생각한 것이다.

-- 김영란법에 대한 상의의 입장은.

▲ 문제는 소나기를 피하자는 식으로 반응하면 김영란법과 상관없는 분들까지 소비위축으로 이어지고, 그러면 경제에 피해가 오지 않겠는가 라는 점이다. 보완조치라든가 노력을 좀 해야 하지 않나 싶다. 법안이 통과되자마자 쓰나미처럼 움츠리고 위축되면 어떻게 되겠느냐. 이미 금액도 결정됐고 법안이 통과돼 발효 날짜도 정해진 상태이니 당연히 지키고 시행을 해야 한다. 하지만 이게 국민 대다수가 잘 모르고 불안해하고. 일단 안 쓰고 보자, 만나지말자, 다 피하고보자 이런 식이면 지금 가뜩이나 경제도 어려운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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