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수익률 올리면 승진”…KEB하나은행 ‘성과주의’ 실험

“고객 수익률 올리면 승진”…KEB하나은행 ‘성과주의’ 실험

입력 2016-07-25 14:39
업데이트 2016-07-25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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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개인성과 승진에 대거 반영…금융노사는 26일 임단협 협상 재개

“승진인사의 패러다임을 바꿨다.”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승진인사를 단행한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의 말이다.

KEB하나은행의 인사 실험이 업계의 주목을 끌고 있다.

1천여명이라는 승진 인사 폭도 놀랍지만 은행의 수익이 아니라 고객의 수익률을 제고한 직원들을 발탁해 승진시켰다는 점에서다.

‘영업통’으로서 행장의 위치까지 오른 함영주식 ‘영업제일주의’가 이 같은 발탁인사에 그대로 반영됐다는 후문이다.

25일 은행권에 따르면 KEB하나은행은 관리자, 책임자, 행원 등 전 직급에 걸쳐서 1천여 명을 지난 22일 승진시켰다.

이번 승진인사의 가장 큰 특징은 직원 개인의 실적이 아닌 손님에게 많은 수익을 가져다준 직원을 발탁한 고객 위주의 인사라는 데 있다. 발탁된 인원만 11명에 달한다.

책임자에서 관리자로 승진한 서초슈퍼빌지점 최홍숙 프라이빗뱅커(PB)는 고객과의 지속적인 사후관리를 통해 고객의 수익을 크게 높인 점이 인정돼 발탁됐다.

판매 이후에도 지속적인 사후관리를 통해 평균 PB수익률의 3배나 많은 이익을 해당 고객들에게 가져다줬다.

그는 “상품을 팔기보다는 손님의 수익을 먼저 생각하자‘는 신념을 지니고 일했다”고 말했다.

나이가 많은 편이지만 탁월한 영업성적으로 발탁된 경우도 있다.

대치역지점 박종이 마케팅부장은 52세로 나이가 많은 편이지만 여신담당 책임자로서 올해 상반기 중소기업대출 목표 318% 초과 달성, 퇴직연금 목표 517% 초과 달성 등을 이뤄 관리자로 승진했다.

계장(행원)에서 대리(행원)로 승진한 춘천광장지점 김정미 대리의 경우도 주목할 만하다.

2003년 고졸 계약직 텔러로 입행한 후 2012년 정규직으로 전환해 2015년 계장이 된 후 1년 5개월 만에 대리로 특별승진했다. 통상 3~5년이 걸리는 과정을 절반 이상 단축한 것이다.

김 대리는 펀드, 방카슈랑스, 신용카드 등 전 부문에 걸쳐서 매월 영업본부 내 평가에서 1등을 차지했다.

자격증을 여럿 갖춘 직원들에 대해서도 ’승진‘으로 포상했다.

투자상품서비스부 김학년 팀장은 자산운용전문가, 자금 운용역 등 총 12개의 자격증을 보유해 승진심사에서 좋은 점수를 받아 관리자로 진급했다.

KEB하나은행 관계자는 “현장중시, 영업제일주의, 성과주의 문화를 정착시킨 인사”라고 말했다.

KEB하나은행의 이러한 ’성과주의‘ 실험이 시선을 끌고 있는 가운데 다른 은행들도 인사고과에서 ’성과‘반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 23일 2016년 하반기 경영전략회의를 개최하고, 뛰어난 영업성과를 올린 PB출신 여성 지점장을 영업본부장으로 발탁했다.

다른 시중은행들도 은행연합회가 최근 제시한 성과연봉제 가이드라인을 토대로 인사에서 개인 성과를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이처럼 인사에서도 성과주의가 은행권에 본격적으로 도입되고 있는 가운데 금융 노사가 오는 26일 오후 4시 명동 은행회관에서 임단협 협상을 재개한다.

양측은 신입직원 처우, 올해 임금인상 여부 등도 다루지만 성과연봉제 도입을 주요 안건으로 논의할 예정이다. 그러나 양측의 입장 차이가 현격해 협상의 실질적인 진전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진 않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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