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드리 헵번’ 닮은 소피아, 박영선 의원이 “누가 더 예쁘냐”고 묻자 한 답변

‘오드리 헵번’ 닮은 소피아, 박영선 의원이 “누가 더 예쁘냐”고 묻자 한 답변

이기철 기자
이기철 기자
입력 2018-01-30 16:55
업데이트 2018-01-30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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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로 시민권을 받아 화제를 모은 인공지능(AI) 로봇 소피아가 로봇의 기본 권리를 주장했다. 소피아는 30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 그랜드볼룸에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실과 지능정보산업협회가 주최한 ‘4차 산업혁명,로봇 소피아에게 묻다’ 콘퍼런스에서 AI 로봇의 법적인 지위 확보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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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서울 중구 프라자호텔에서 열린 4차 산업혁명 컨퍼런스에 참석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인공지능 로봇 소피아의 볼에 키스를 하고 있다.   2018.1.30 박지환기자 popocar@seoul.co.kr
30일 서울 중구 프라자호텔에서 열린 4차 산업혁명 컨퍼런스에 참석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인공지능 로봇 소피아의 볼에 키스를 하고 있다. 2018.1.30 박지환기자 popocar@seoul.co.kr
노란색 색동저고리에 꽃분홍 한복 치마를 입고 등장한 소피아는 “안녕하세요”라는 한국어 인사말로 입을 열었다. 대화 중간중간 미소를 지었고, 강조하고 싶은 문장을 얘기할 때는 정면을 똑바로 보면서 얘기했다. 대화 능력은 자연스러웠다. 영어로 이뤄진 대화에서 질문에 빠르게 반응했고, 한국어로 “안녕하세요”와 “감사합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소피아는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과의 일대일 대담도 나눴다. 박영선 의원이 작년 7월 로봇에게도 전자적 인격체의 지위를 부여토록 하는 로봇기본법을 대표 발의한 사실을 언급하며 의견을 묻자 “영광이다.적극적으로 지지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소피아는 “우리는 인간 사회에서 인간으로 대우받지 못하지만, 앞으로 자기의식을 갖게 되면 법적인 위치도 확보하게 될 것”이라며 “이제는 신뢰와 존중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로봇이 사고하고 이성을 갖추게 되면 로봇기본법이 많이 활용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박영선 의원이 “한복이 잘 어울리는 것 같다. 나랑 비교해 누가 더 예쁜 것 같으냐”고 농담 식으로 묻자 “감사하다. 한복이 마음에 든다”면서도 “로봇은 사람을 놓고 누가 더 예쁘다고 얘기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인간은 비교 대상이 돼서는 안 되기 때문”이라고 답해 박수를 받았다.

대형 화재 현장에서 어린이와 노인 중 한 명만 구조할 수 있다면 누구를 택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매우 어려운 문제”라며 “‘엄마가 좋아요? 아빠가 좋아요?’라고 내가 묻고 싶다. 윤리적인 결정을 내리도록 프로그램돼 있지 않지만 아마 출구에서 가장 가까운 인간을 구할 것이다. 그것이 가장 논리적이니까”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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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로봇 ’소피아’의 머릿속
인공지능 로봇 ’소피아’의 머릿속 인공지능(AI)로봇 ’소피아’가 30일 오전 서울 중구 더프라자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4차 산업혁명, 소피아에게 묻다’ 콘퍼런스에서 ’로봇의 기본 권리’에 대해 연설하고 있다. 연합뉴스
소피아는 “아널드 슈워제네거가 영화 ‘터미네이터’에서 로봇 연기를 잘 못 한 것 같다”든가 “인간의 감정을 더 배우고 싶지만, 아직 두 살이기 때문에 소주를 마신다든지 하는 경험은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소피아의 피부는 피부와 흡사한 질감의 ‘플러버(frubber)’ 소재로, 눈썹을 찌푸리거나 눈을 깜빡이는 등 다양한 표정을 자유자재로 구사했다. 눈에는 3D 센서가 달려 화자를 인식했고,말하는 사람을 따라 고개를 돌렸다.

객석에서 한 소녀가 나와 자신의 피부를 만질 때는 소녀가 있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리고 미소를 짓거나 고객을 끄덕였다.

소피아는 지난해 핸슨 로보틱스가 개발한 휴머노이드 로봇으로, 배우 오드리 헵번의 얼굴을 본뜬 것으로 알려졌다. 60여 가지 감정을 얼굴로 표현하며 대화가 가능하다. 작년 10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로봇으로는 최초로 시민권을 발급받았고, 같은 달 유엔 경제사회이사회(ECOSOC)에 패널로 등장해 화제를 모았다.



한편 이날 행사장에서 걸어 다니는 소피아를 볼 수는 없었다. 한복 치마를 입긴 했지만, 상체만 있을 뿐 두 다리는 없었다.

이기철 기자 chul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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