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과잉에 산지價 26%↓, 유통비용탓 소비자價는 17%↓
여름철 닭고기 성수기가 다가왔지만 육계농가와 소비자 모두 ‘울상’인 형편이다.국내 한 마트에 닭고기 제품이 진열돼 있다. 연합뉴스
공급 과잉과 유통비용 상승 등이 배경으로 분석되지만 당장 뾰족한 대책도 없는 상황이다.
22일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육계 1㎏당 산지가격은 1천137원으로, 1년 전 1천539원에 비해 26% 낮아졌다.
한달 전 1천431원과 비교해도 21% 하락했다.
육계농가에서는 “근래 20년 내 가격 상황이 최악”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으며, 성수기인 7, 8월에도 비슷한 상황이 유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본부는 7월 육계 산지가격을 1천200원 이하로, 8월에도 소폭 상승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최근 10년 내 7, 8월 육계 산지가격이 가장 낮았던 2015년 7월 1천400원대, 8월 1천200원대에 비해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반면 육계 1㎏당 소비자가격은 지난 15일 기준 4천695원으로, 1년 전 5천699원에 비해 17% 낮아지는 데 그쳤다.
한달 전 4천918원과 비교하면 불과 4% 내리는 등 산지가격에 비해 소비자가격의 하락폭이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조류 인플루엔자(AI) 사태가 마무리된 후 닭고기 공급 과잉 현상이 발생한 반면 유통단계에서는 가격 변동의 ‘하방경직성’이 작용한 결과로 분석했다.
육계농가들은 AI 발생 이후 오랜 기간 닭을 사육하지 못한 것을 만회하고자 지난해부터 생산량을 늘린 것으로 풀이된다. 월드컵 및 아시안게임 특수를 기대한 생산량 증가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유통단계에서는 인건비와 운송비, 임대료 등 고정비용이 꾸준히 증가한 탓에 가격 인하폭이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아울러 공급 과잉과 유통비용 상승 등 변수가 당장 해결되기 어려운 만큼 지금과 같은 양상도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농업관측본부 이형우 박사는 “현재 닭값은 산지가격 기준으로 생산원가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지만 소비자들이 이를 체감하기는 어려운 구조”라며 “정부 차원의 수급 조절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지만 공정거래 이슈가 있어 그마저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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