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 LG전자 상무
구 회장은 이날 오전 여의도 LG트윈타워의 동관 30층 집무실로 출근했다.
집무실은 아버지인 고(故) 구본무 전 회장이 사용하던 집무실 바로 옆 방에 마련됐다. 구 전 회장의 집무실은 추모의 의미로 보존키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은 지난달 29일 이사회에서 회장 직함을 부여받은 뒤 사흘 만의 출근이자, 회장으로서의 첫 출근이었다.
별도의 취임식은 없었다.
다만 구 회장은 이날 오전 ㈜LG 사내 게시판에 “고객가치 창조·인간존중·정도경영이라는 LG Way에 기반한 선대회장의 경영 방향을 계승 발전시키는 동시에, 변화가 필요한 부분은 꾸준히 개선해 시장을 선도하고 영속하는 LG를 만들어 나가겠다”며 짤막한 취임 메시지를 남겼다.
이는 지난달 29일 LG그룹에서 배포한 보도자료에 소개된 당일 이사회에서의 구 회장 인사말과 거의 동일한 내용이다.
한 ㈜LG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구 회장이 당분간 대외적 활동을 자제하고 그룹경영 현안에만 집중할 예정인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통상적으로 7월에 개최되는 임원 세미나도 올해는 열지 않기로 했다.
임원 세미나는 구본무 전 회장이 주재했었고, 구 전 회장이 와병 중일 때는 구본준 부회장이 이끌었던 행사다.
‘구광모호(號)’가 이처럼 조용히 출항한 것은 그룹 내부 챙기기를 더 시급한 과제라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로 구 회장은 아버지인 구 전 회장의 갑작스러운 별세로 재계의 예상보다 빨리 그룹 경영권 승계가 이뤄졌다.
그런 만큼 구 회장은 당분간 하현회 ㈜LG 부회장 등 계열사 부회장단으로부터의 수시 보고를 통해 그룹이 돌아가는 상황부터 면밀히 파악, 실질적인 그룹 장악력부터 키우겠다는 취지로 읽힌다.
현재로서는 11월 사업보고회가 구 회장의 첫 대외무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상반기 사업보고회는 하 부회장이 주재를 맡았는데, 오는 11월 올해 한 해 실적을 점검하고 내년 경영전략을 수립하는 하반기 사업보고회를 구 회장이 처음 주재할 것으로 전망된다.
통상적으로 하반기 사업보고회 이후 인사가 진행됐던 만큼, 올해 구 회장이 사업보고회 이후 자신만의 경영원칙으로 취임 이래 첫 인사를 단행할지도 주목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