푹 꺼진 제조업 생산능력…‘역대 최대폭’ 1.1% 감소

푹 꺼진 제조업 생산능력…‘역대 최대폭’ 1.1% 감소

김태이 기자
입력 2018-08-01 09:33
업데이트 2018-08-01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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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잉설비 구조조정 영향…“가동률 상승세에 비춰 긍정적”

경제 규모에 발맞춰 꾸준히 상승세를 거듭한 제조업 생산능력이 올해 2분기 역대 최대폭으로 줄어들었다.

최근 산업 구조조정으로 설비의 효율이 높아진 것이라는 분석과 함께, 투자 부진과 맞물려 자칫 제조업의 활력을 위축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제조업 생산능력지수는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1.1% 하락했다.

이는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1971년 이후 가장 큰 폭의 하락세다.

생산능력지수란 인력·설비·조업시간 등이 정상적으로 생산에 투입되는 상황에서 달성할 수 있는 최대 생산가능량을 지수로 나타낸 것이다.

제조업 생산능력지수는 한국 경제 규모가 커지면서 통계 집계 이후 지난해 3분기까지 단 한 분기도 예외 없이 상승해왔다.

하지만 지난해 4분기 0.1% 뒷걸음질 치며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전환한 데 이어, 3분기 연속 줄어들면서 하락 폭을 키우고 있다.

생산능력은 조선·해운 구조조정과 관련이 있는 기타 운송장비, 금속가공제품 등을 중심으로 감소세가 뚜렷했다.

해양 플랜트 산업이 포함된 금속가공제품의 생산능력 지수는 지난해 1분기 이후 6분기 연속 하락하고 있다.

지난해 1∼3분기 4%대 하락한 데 이어 4분기 -7.8%, 올해 1분기 -5.3%, 2분기 -7.3% 등 폭도 커지고 있다.

조선업이 포함된 기타 운송장비 생산능력은 업계 불황이 본격화한 2015년 이후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 7∼8%대 감소세를 지속하다가 올해 1분기 -11.7%, 2분기 -14.6% 등 두 자릿수로 감소 폭이 커졌다.

반도체 생산능력은 지난해 상반기까지 20% 내외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지만 최근 설비투자 조정 영향으로 증가 폭이 1∼2% 내외로 쪼그라들었다.

수출·내수 부진에 직면한 자동차 생산능력은 올해 2분기 4.0% 줄어들면서 관련 통계가 집계된 1980년 이후 최대 감소 폭을 기록했다.

생산능력지수 하락은 불필요한 과잉설비가 줄면서 생산 효율이 높아지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만큼 긍정적인 측면이 크다는 것이 정부 측의 설명이다.

실제로 최근 불필요한 과잉설비가 정리되면서 71%에 머물던 제조업 평균가동률이 2분기 73.3%까지 상승하기도 했다.

최상의 시나리오는 설비 효율화에 힘입어 제조업 가동률이 최상의 수준으로 여겨지는 78∼80%까지 상승한 뒤 내수를 발판 삼아 생산능력의 보강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하지만 내수 부진 장기화로 기업들이 투자 유인을 찾지 못할 경우 생산능력 위축이 계속돼 시장 활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통계청 관계자는 “최근 제조업 가동률이 높지 않았던 데에는 조선업 등의 과잉 투자로 생산능력이 실제 생산량보다 너무 높게 유지된 영향이 있었다”며 “최근 설비투자 부진은 중기적으로 생산능력 감소로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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