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캉스’ 행복한 예비 엄마

‘호캉스’ 행복한 예비 엄마

김희리 기자
김희리 기자
입력 2018-08-02 17:22
업데이트 2018-08-03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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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태교여행 대세는 ‘호텔 패키지’

‘프리미엄 시장 잡아라’ 업계 잇단 출시
숙박형 건강관리 프로그램 운영부터 튼살 예방 크림·아기 타월 등 선물도
“해외여행보다 저렴하고 마사지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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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스타 워커힐 서울 웰니스 클럽의 ‘예비맘 건강관리 프로그램’은 예비부모가 2박 3일동안 머물면서 전문가와의 1:1 컨설팅을 통한 운동, 트리트먼트, 영양 상담 등을 받는 집중 관리 서비스다.
비스타 워커힐 서울 웰니스 클럽의 ‘예비맘 건강관리 프로그램’은 예비부모가 2박 3일동안 머물면서 전문가와의 1:1 컨설팅을 통한 운동, 트리트먼트, 영양 상담 등을 받는 집중 관리 서비스다.
보건복지부와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의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말하는 합계출산율은 1.05명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출생아 수는 사상 처음으로 40만명 아래로 떨어졌고, 지난 5월 출생아 수는 2만 79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7.9% 감소했다. 해마다 출산율은 하락세를 거듭하고 있지만 역설적으로 유통업계 전반에서는 육아 관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특히 출산율이 떨어지면서 ‘프리미엄 시장´으로 변화하는 추세다. 아이를 적게 낳는 만큼 한 아이에게 많은 투자가 이뤄지는 셈이다. 이 같은 현상은 관광업계에도 마찬가지다. 자녀를 동반한 가족 고객을 위한 여행 프로그램이 늘어나는가 하면, 출산 전 산모가 떠나는 ‘태교여행´도 이제는 보편적인 문화로 자리잡고 있다.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에 거주하는 유모(29·여)씨는 임신 21주차였던 지난달 서울의 한 특급호텔로 2박 3일 동안 ‘호캉스’(호텔과 바캉스의 합성어로, 유명 여행지가 아닌 호텔에서 휴가를 즐기는 문화)를 다녀왔다. 유씨는 “날씨가 너무 더워서 멀리 여행을 가면 외려 지칠 것 같았다”면서 “본격적인 여름휴가철까지 기다리면 몸이 더 무거워져 움직이기가 힘들 것 같아 미리 여름휴가와 태교여행을 겸해 호캉스를 다녀왔는데, 해외여행을 가는 것보다 적은 금액으로 맛있는 음식을 먹고 발마사지를 받으면서 편히 쉴 수 있는 게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태교여행은 임신부의 정신적·육체적 안정과 건강을 위해 떠나는 여행을 가리킨다. 아이가 태어난 이후에는 육아에 전념하느라 한동안 마음 놓고 여행을 떠나기 어려운 만큼 예비엄마들에게 주는 일종의 선물의 의미기도 하다.

과거에는 임신을 하면 되도록 외부 활동을 피하고 몸을 조심하는 분위기였지만, 전문가들은 외려 적절한 운동이나 외부 활동이 산모와 태아의 건강에 도움을 준다고 조언한다. 다만 비행기 등을 타고 장거리 여행을 가거나 지나치게 격한 운동을 할 때는 주의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박지윤 분당서울대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유산 위험이 높은 임신 초기나 만삭일 때를 제외하고는 여행을 할 수 있는 시기가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보통 임신 12주부터 32~33주까지는 여행을 가는데 무리가 없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태교여행지를 고를 때는 예상치 못한 증상이 발생했을 때 즉각 방문할 수 있는 산부인과나 의료 자문기관이 가까이 있는 곳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태교여행의 선택지가 다양해지면서 최근에는 해외로 여행을 떠나지 않고도 도심이나 가까운 국내 여행지를 찾아 호캉스를 즐기는 예비엄마도 늘고 있다. 특히 본격적인 여름휴가철이 시작되면서 북적이는 피서지에서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가까운 호텔에서 안전하고 느긋하게 휴식을 취하려는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는 게 호텔업계 측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도 저마다 태교여행과 관련한 상품을 출시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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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드 힐튼 서울의 ‘디어 마이 베이비 패키지’는 튼살크림, 베이비 샤워 세트 등 예비부모와 아이 모두를 위한 선물을 제공한다.
그랜드 힐튼 서울의 ‘디어 마이 베이비 패키지’는 튼살크림, 베이비 샤워 세트 등 예비부모와 아이 모두를 위한 선물을 제공한다.
●힐튼 서울, 한정 ‘디어 마이 베이비 패키지’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에 위치한 그랜드 힐튼 서울 호텔은 최근 예비 부모와 태어날 아기를 위한 ‘디어 마이 베이비 패키지’를 100개 한정으로 선보였다. 객실 1박, 조식 뷔페 2인 이용권과 더불어 튼살 예방 크림인 ‘쏭레브 타이트닝 크림’, 프리미엄 아기 후드 타월과 호텔 슬리퍼 등으로 이뤄진 ‘밤밤 베이비 샤워 선물 세트’ 등으로 구성됐다. 패키지를 이용하는 모든 고객은 들어오는 실내 수영장과 피트니스 클럽을 하루종일 무료로 이용할 수 있으며, 사우나 50% 할인 혜택도 적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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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스타 워커힐 서울 웰니스 클럽의 ‘예비맘 건강관리 프로그램’은 예비부모가 2박 3일동안 머물면서 전문가와의 1:1 컨설팅을 통한 운동, 트리트먼트, 영양 상담 등을 받는 집중 관리 서비스다.
비스타 워커힐 서울 웰니스 클럽의 ‘예비맘 건강관리 프로그램’은 예비부모가 2박 3일동안 머물면서 전문가와의 1:1 컨설팅을 통한 운동, 트리트먼트, 영양 상담 등을 받는 집중 관리 서비스다.
단순히 호텔에서 휴식을 취하는 것뿐만 아니라 맞춤형 건강관리를 받는 특별 상품도 나왔다. 서울 광진구 광장동의 비스타 워커힐 서울 웰니스 클럽은 예비엄마를 위한 숙박형 건강관리 프로그램을 상시 운영한다. 비스타 워커힐의 ‘예비맘 건강관리 프로그램’은 임신 5~8개월차 임신부와 배우자를 대상으로 2박 3일 동안 집중적인 관리와 상담을 받는 프로그램이다. 전문가와의 1:1 컨설팅을 통해 운동 및 영양 처방을 받을 수 있으며, 임신부 특화 개인 트레이닝(PT) 및 그룹 트레이닝(GX), 부부가 함께하는 요가 GX, 산책 및 휴식, 트리트먼트 등이 함께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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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호텔 제주는 제주 바다를 한눈에 담을 수 있는 오션뷰 객실과 애착인형, 입욕제 등 새로운 가족을 맞이하는 데 필요한 선물을 함께 제공하는 ‘베이비문’ 호텔 패키지를 선보였다.
롯데호텔 제주는 제주 바다를 한눈에 담을 수 있는 오션뷰 객실과 애착인형, 입욕제 등 새로운 가족을 맞이하는 데 필요한 선물을 함께 제공하는 ‘베이비문’ 호텔 패키지를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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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호텔 제주는 제주 바다를 한눈에 담을 수 있는 오션뷰 객실과 애착인형, 입욕제 등 새로운 가족을 맞이하는 데 필요한 선물을 함께 제공하는 ‘베이비문’ 호텔 패키지를 선보였다.
롯데호텔 제주는 제주 바다를 한눈에 담을 수 있는 오션뷰 객실과 애착인형, 입욕제 등 새로운 가족을 맞이하는 데 필요한 선물을 함께 제공하는 ‘베이비문’ 호텔 패키지를 선보였다.
●롯데 제주, 입욕제 등 포함 ‘베이비 문’ 패키지

롯데 호텔 제주에서는 오는 9월 2일까지 태교 여행을 계획 중인 예비 부모들을 위한 ‘베이비 문’ 패키지를 선보인다. 제주 바다를 한눈에 담을 수 있는 프리미어 오션뷰 객실 1박, 2인 조식과 함께 태어날 아이에게 선물할 ‘몽슈레 오가닉 애착인형’, ‘비엘리츠카 스톤솔트’ 입욕제, 보디필로 대여와 호텔 발레파킹 무제한 서비스 등으로 구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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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난티 남해는 ‘아난티 패밀리 에디션’ 패키지를 예비 부모를 위한 ‘퍼스트 에디션’과 아이를 동반한 가족을 위한 ‘세컨드 에디션’으로 나눠 고객 유형에 따른 맞춤형 상품을 운영한다.
아난티 남해는 ‘아난티 패밀리 에디션’ 패키지를 예비 부모를 위한 ‘퍼스트 에디션’과 아이를 동반한 가족을 위한 ‘세컨드 에디션’으로 나눠 고객 유형에 따른 맞춤형 상품을 운영한다.
●아난티 남해는 가족전용 ‘패밀리 에디션’

태교뿐 아니라 아기를 동반한 가족까지도 두루 즐길 수 있는 상품도 있다. 아난티 남해는 가족 고객 전용 상품인 ‘아난티 패밀리 에디션’ 패키지를 내놨다. 올해 12월 31일까지 연중 운영되며, 예비 부모나 임산부를 대상으로 한 ‘퍼스트 에디션’과 아기 동반 가족을 위한 ‘세컨드 에디션’으로 각각 마련됐다. 두 패키지 모두 스튜디오 스위트, 디럭스 스위트, 디럭스 플러스 스위트 3가지 객실 타입 중에서 선택할 수 있으며, 조식 뷔페 2인 이용권, 사우나와 찜질방으로 구성된 워터 하우스 입장권이 포함된다. 프리미엄 아동 스파 브랜드 ‘리틀마마’의 ‘3스텝 트라이얼 키트’를 베이비 어메니티(샴푸, 린스, 비누 등 객실 내에 비치하는 생활편의 용품)로 제공하는 것도 특징이다. 한 호텔업계 관계자는 “최근 몇년 새 호캉스 열풍이 일면서 경쟁이 치열해지자 업체들도 단순히 호텔의 부대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의 상황별 맞춤형 상품을 선보이며 차별화를 하려는 곳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2018-08-03 3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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