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금리·성장 이어 고용도 美에 역전위기…잠재성장률 하회우려

韓 금리·성장 이어 고용도 美에 역전위기…잠재성장률 하회우려

김태이 기자
입력 2018-09-30 11:01
수정 2018-09-30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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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고용상황 추가 악화 우려…산업구조재편·최저임금 등 정책수정 검토

한국과 미국 간 금리와 경제성장지표가 역전된 가운데 고용지표도 역전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한미 간 역전된 금리 차가 1%포인트를 넘어서고 한국의 고용 상황이 더욱 악화하면 내년에는 한국 경제의 성장세가 잠재성장률 수준을 밑돌 수 있다는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30일 정부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에 따르면 올해 2분기 한국과 미국의 실업률은 각각 3.8%, 3.9%로 그 격차가 0.1%포인트로 좁혀졌다. 소수점 둘째 자리까지 따져보면 한국은 3.83%, 미국은 3.90%로 차이가 0.07%포인트로 줄어든다.

양국 간 실업률 격차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여파로 한미 실업률이 역전된 1998년 1분기∼2001년 1분기 이후 약 17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만약 양국의 실업률이 역전되면 이는 20년여 만이 된다.

한국의 15∼24세 청년실업률은 이미 2016년 미국을 16년 만에 넘어선 뒤 격차가 더 벌어지고 있다.

2분기 한국의 15∼24세 실업률은 10.2%로 미국(8.7%)보다 1.5%포인트나 더 높았다.

올해 2분기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미국에 추월당한 데 이어 연간 성장률도 3년 만에 역전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OECD에 따르면 올해 2분기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계절조정)은 1분기보다 0.6% 늘어나는 데 그친 반면 미국은 1.0%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 성장률은 한국이 1.0%로 미국(0.5%)보다 높았는데 2분기에 역전당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26일(현지시간) 올해 미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연 2.8%에서 3.1%로 상향조정한 반면, 한국은행은 앞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9%로 낮췄고 추가 하향조정할 가능성이 크다.

양국 중앙은행 전망대로라면 올해 한국과 미국의 경제성장률은 2015년 이후 3년 만에 역전되고, 역전 폭은 외환위기 이래 가장 커진다.

한국과 미국의 성장률이 역전되는 것은 외환위기 때인 1998년(한국 -5.5%, 미국 4.5%)과 2015년(한국 2.8%, 미국 2.9%) 뿐이었을 정도로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연준은 26일 정책금리도 인상하면서 한국(연 1.50%)과 미국(연 2.00~2.25%)의 정책금리 역전 폭은 0.75%포인트로 커졌다.

연준이 12월에 한 차례 더 정책금리 인상을 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면서, 양국의 금리역전 폭은 연말에는 1%포인트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 주원 경제연구실장은 “미국과 성장률이나 금리 등 주요 경제지표의 역전은 매우 비정상적인 일”이라며 “미국과 금리 격차가 1%포인트 이상으로 확대되면 외국인자금 이탈이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앞으로 한국의 고용 상황이 더욱 악화하고 한미 간 정책금리 차가 커지면 주요 경제지표가 일제히 역전되는 데 더해 내년에는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잠재성장률 추정치(2.8∼2.9%)를 밑돌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LG경제연구원은 지난 20일 2019년 국내외경제전망에서 내년 한국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5%로 하향 조정했다.

향후 국내 경기의 하향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봐서다. 반도체 효과가 사라지고 고용과 출산율이 둔화해서다.

해외 투자은행(IB) 중 골드만삭스와 JP모건, HSBC, 노무라, 바클레이즈 등은 내년 한국경제성장률을 2.7%로 보고 있다.

정부는 고용 상황이 이번 달 추가로 악화하고 하반기에도 어려움이 지속할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구조조정과 내수부진에 따른 임시·일용직 고용둔화, 정책 불확실성에 기인한다는 분석이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8일 관계장관들과 경제현안간담회를 열고,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주력제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산업구조 재편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근로시간 단축, 최저임금 등에 대한 정책 수정·보완 필요성 검토 등에 대해 논의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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