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기준금리 인상으로 금리상승 본격화 땐 가계부채 부담 가중 우려
한동안 하락했던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최근 들어 재차 상승하는 모습이다.주택담보대출
25일 은행연합회에 공시된 가계대출 금리에 따르면 10월에 취급된 주요 시중은행의 분할상환방식 주택담보대출 평균금리가 전달 대비로 모두 올랐다.
KEB하나은행이 전달보다 0.09%포인트 오른 3.40%로 상승 폭이 가장 컸다. SC제일은행도 한 달 사이 0.08%포인트 올랐으나 평균 대출금리 자체는 3.36%로 시중은행 중 가장 낮았다.
KB국민은행은 3.44%, 신한은행은 3.47%로 전월 대비로 각각 0.05%포인트, 0.03%포인트 상승했다.
우리은행은 0.01%포인트, 한국씨티은행은 0.02%포인트 오르는 데 그쳤다.
시중은행의 10월 대출금리 상승세는 전달까지 분위기와 사뭇 다르다. 대출금리는 올해 들어 5월에 정점을 찍고서 이후 4개월째 하락세를 보였다.
신한은행이 이런 전형적인 행보를 보였다. 1월 3.46%에서 5월 3.55%로 0.09%포인트 올랐다가 이후 6월 3.53%, 7월 3.52%, 8월 3.48%, 9월 3.44%로 내렸다가 10월에 3.47%로 반등했다.
한국은행의 예금은행 가중평균금리도 비슷한 흐름을 나타냈다. 신규취급액 기준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5월 3.49%로 올해 들어 가장 높았다가 이후 9월까지 전월 대비로 내렸다.
시중은행의 대출금리 반등은 주택담보대출의 기준이 되는 시장금리 상승세의 영향 때문이다.
5년 만기 은행채(AAA) 금리는 단기 저점인 9월 12일 2.264%에서 10월 8일 2.479%로 한 달도 안된 사이 0.215%포인트 올랐다.
3년 만기 은행채도 9월 6일 1.645%에서 꾸준히 상승해 10월 26일엔 1.822%까지 올랐다.
앞으로가 문제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대출금리가 본격적으로 상승세를 탈 것으로 예상돼서다.
금융시장에서는 30일 열리는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기준금리가 연 1.50%에서 연 1.75%로 0.25%포인트 인상되는 것을 기정사실로 하고 있다.
미국과 달리 한은이 기준금리 인상을 늦추면서 국내 시장금리 상승세가 주춤하는 분위기였으나 한은마저 인상에 나서면 상승 국면으로 들어갈 수 있다. 이럴 경우 가계부채의 원리금 상환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3분기 말 가계신용은 모두 1천514조4천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분기 말보다 22조원 증가해 1천500조원을 돌파했다.
한국은행이 지난 6월 국회에 제출한 금융안정보고서를 보면 대출금리가 1%포인트 오르면 전체 금융부채 보유 가구 대비 고위험가구가 3.1%에서 3.5%로 0.4%포인트 올라간다. 2%포인트 상승하면 고위험가구 비중이 4.2%까지 늘어나는 것으로 한은은 추산했다.
고위험가구는 소득 대비 원리금 상환비율(DSR)이 40%를 초과하고 자산평가액 대비 총부채(DTA)가 100%를 넘는 가구를 가리킨다. 소득이나 자산매각으로 부채를 상환하기 어려운 가구가 점차 늘어난다는 의미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