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올리브영 기업공개… 4세 경영승계 재원 확보 나서나

CJ 올리브영 기업공개… 4세 경영승계 재원 확보 나서나

심현희 기자
입력 2020-09-14 22:30
수정 2020-09-15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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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블로그] 이재현 회장 장남 이선호 부장 관심
李부장 지분 17.97% 보유 최대주주

실탄 마련후 CJ㈜ 지분 취득 가능성
점유율 1위에도 수익성 떨어져 고심

이선호 CJ제일제당 부장
이선호 CJ제일제당 부장
CJ그룹이 올리브영 상장을 위한 기업공개(IPO)를 공식화하면서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남인 이선호(30) CJ제일제당 부장에 대한 경영권 승계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CJ그룹은 끊임없이 매각설이 나돌았던 올리브영에 대해 매각이 아닌 IPO 추진 계획을 확정했다. 구창근 CJ올리브영 대표는 지난 2일 사내 게시판에 “올리브영의 한 단계 도약을 위해 2022년 상장을 목표로 프리 IPO 투자 유치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프리 IPO는 상장 전 기업이 보유한 지분 일부를 외부 투자자에게 미리 판매하는 것이다. CJ는 IPO를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미래성장 기반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재계에선 이번 IPO 결정이 이 회장의 두 자녀인 이선호 부장, 이경후(35) CJ ENM 상무로의 승계 재원 확보를 위한 전략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CJ 지배구조의 중심 회사는 CJ㈜다. 이 부장, 이 상무 남매는 현재 CJ㈜의 지분을 각각 2.75%, 1.2% 확보하고 있다. 아버지 이 회장 지분(42.1%)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으로 총수 자리에 오르기 위해선 추가 지분이 필요하다.

이 부장은 대신 CJ올리브영의 최대 주주로 17.97%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 상무의 지분율은 6.91%다. 여기에 이 회장 동생 이재환 CJ파워캐스트 대표, 그의 딸 이소혜, 아들 이호준 지분을 더하면 오너 일가가 보유한 CJ올리브영 지분만 약 44.07%다. 이들 4세들이 지배구조와 무관한 CJ올리브영 상장 이후 지분 매각을 통해 실탄을 마련한 뒤 지배구조의 핵심인 CJ㈜의 지분을 취득할 것이란 시나리오가 설득력을 얻는 이유다. 올리브영 상장으로 기업 가치가 커지면 이 부장 중심의 경영 승계가 탄력을 받을 수 있다.

구 대표도 당시 IPO 추진을 이야기하면서 매각설은 일축한 반면 “경영권과 무관한 일부 개인주주 지분은 경영권과 무관하게 매도될 수 있다”고 말해 오너 일가의 지분 매각 가능성은 열어 뒀다.

업계에서는 CJ가 당초 CJ올리브영을 매각하고 싶어 했으나 살 만한 기업을 찾지 못해 IPO로 방향을 틀었을 것이란 추측이 지배적이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오프라인 매장 기반의 국내 헬스앤드뷰티(H&B) 시장 성장세가 둔화된 것도 매각의 발목을 잡았을 것이란 분석이다.

CJ올리브영은 시장점유율 50% 이상을 차지하는 독보적인 1위 업체이지만, 최근 영업이익 증가율은 하락세다. 지난 2분기 매출액은 4820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0.62% 감소했으며 순이익도 255억원에서 153억원으로 40% 줄었다. CJ올리브영과 같은 업종인 GS리테일의 랄라블라, 롯데쇼핑의 롭스 등도 낮은 수익성으로 점포 수를 정리하고 있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요즘 편의점이 백화점, 대형마트보다 매출이 좋아 평가를 잘 받는 것처럼 전국에 매장이 있는 올리브영도 소형 점포의 가치를 잘 살린다면 2년 뒤 IPO 흥행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2020-09-15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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