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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가 검열? 트위터의 배신!

트위터가 검열? 트위터의 배신!

입력 2012-01-30 00:00
업데이트 2012-01-30 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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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요구땐 글 차단’ 방침… 국내외 이용중단 확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대표 격인 트위터의 ‘국가별 트위트(트위터 글) 차단’ 방침에 비난 여론이 걷잡을 수 없이 거세다. 이른바 트위터의 검열 논란이다. 29일 트위터 이용을 중단하자는 ‘트위터 블랙아웃(이용중단)’ 운동이 세계적으로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국내외의 트위터 이용자들은 “검열은 자유를 억압하는 행위다.” “트위터가 배신했다.”고 외치고 있다. 미국의 트위터 본사는 지난 26일(현지시간) 공식 블로그를 통해 “앞으로 국가별로 금지된 내용을 포함한 트위트나 트위터 계정은 해당 나라에서 접근을 차단할 계획”이라고 밝힌 데 대한 후폭풍이다.

한국 사용자 상당수도 지난 28일 오후 8시부터 29일 오후 4시까지 블랙아웃 운동에 동참했다. 영화배우 김여진씨는 “국가의 요청에 따라 사용자의 트위트를 제한한다는 방침에 많이 슬프네요. 지금부터 하루 ‘트위터 블랙아웃’에 동참합니다.”라고 밝혔다. 작가 공지영씨도 블랙아웃 관련 글을 리트위트(퍼나르기)하면서 “29일 쉴게요.”라고 밝혔다. 이틀간 국내에 ‘블랙아웃 데이’가 언급된 글은 1만 3000건을 넘었다. 트위터 이용 거부 운동에 참여한다는 의미로 ‘#TwitterBlackout’이라는 해시태그(hash tag)를 단 트위터 이용자도 8500여명에 달했다. 해시태그란 ‘#’ 부호 뒤에 특정 주제의 단어를 넣어 글의 주제가 무엇인지를 알리는 트위터 고유의 기능이다.

해외 역시 반발이 만만찮다. 중국의 반체제 예술가 아이웨이웨이는 “트위터가 검열을 시작한다면 트위트를 그만두겠다.”고 말했다. 이집트의 인권운동가 마흐무드 살렘도 “매우 나쁜 소식”이라며 유감을 표명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들도 “정치적 행동주의자들이 조직화 도구로 사용해 온 트위터가 글로벌 비즈니스의 현실에 고개를 숙이고 검열제도를 도입했다.”고 분석했다.

트위터 본사는 ‘검열’이라는 비판은 오해라고 주장했다. 트위터 측은 “그간 문제가 되는 트위트는 삭제했기 때문에 전 세계 모든 이용자가 해당 글을 볼 수 없었지만 이제는 해당 국가 외에 나머지 국가에선 볼 수 있기 때문에 예전보다 나아졌다.”고 밝혔다. 그러나 논란은 한층 커졌다. 중동의 재스민 혁명, 남유럽의 시위, 미국 월가 시위 등의 기폭제 역할을 한 트위터 글을 정작 해당 국가 국민은 읽을 수 없게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경신 고려대 교수는 “새 정책은 표현의 자유 측면에서 명백한 후퇴”라면서 “국내에서 이미 명예훼손 등의 이유로 블로그 글이 삭제되는 상황이 트위터에서 재현될 수 있다.”고 말했다.

새 정책은 중국시장을 잡기 위해 트위터가 중국 정부에 보내는 구애라는 해석도 있다. 실제 트위터는 중국에서 웨이보에 밀려 힘을 쓰지 못한다. 전 세계를 통틀어 트위터 가입자가 2억 명인 반면에 웨이보는 중국에서만 2억 5000만명이 이용 중이다. 국경없는기자회(RSF)는 “트위터가 중국의 눈치를 보고 있다.”면서 “그들은 억압받는 나라의 사이버 반체제 인사들에게 매우 중요한 도구를 박탈했다.”고 항의했다.

신진호·정서린기자 sayho@seoul.co.kr

2012-01-30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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