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한 데이터만 뽑다 검증강화 앞두고 제대로 측정”
폴크스바겐, 푸조 등 일부 수입차 브랜드가 내놓은 새 모델의 연비가 기존 모델보다 떨어져 논란이 되는 가운데 이들 모델의 유럽 연비는 이전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올라가기까지 한 것으로 나타났다.신모델과 구모델의 엔진 출력 등이 달라 연비가 떨어졌다는 업체들의 주장과 달리 이전에는 연비를 부풀리다 올해 11월 연비 검증 강화를 앞두고 연비를 실제에 가깝게 측정했기 때문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각 업체와 에너지관리공단 웹사이트에 따르면 유럽에서 새로운 유로 6 환경기준에 맞춘 푸조 508 2.0 블루HDi 모델(자동변속기)의 연비는 4.2ℓ/100㎞으로 기존 2.0 HDi 모델(5.4 ℓ/100㎞)보다 대폭 향상됐다. 100㎞를 가는데 필요한 연료가 4.2ℓ로 전보다 1.2ℓ 적게 든다는 뜻이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2.0 HDi 모델은 연비가 ℓ당 14.8㎞지만 하반기 중에 출시될 2.0 블루HDI 모델의 연비는 ℓ당 13.0㎞로 내려갔다. 이에 따라 연비 등급도 3등급에서 2등급으로 1계단 떨어졌다.
BMW가 지난달 국내에서 부분변경 모델을 출시한 소형 해치백 118d는 복합연비가 ℓ당 17.4㎞로 기존 모델(18.7km/ℓ)보다 떨어졌다.
반면 유럽에서는 4.2ℓ/100㎞에서 3.8ℓ/100㎞로 연비가 향상됐다.
아우디 역시 A6 35 TDI는 국내에서는 유로 5에서 유로 6 기준을 충족한 모델로 바뀌면서 연비가 ℓ당 15.9㎞에서 14.9㎞로 내려갔으나 유럽에서는 오히려 ℓ당 20.0㎞에서 22.7㎞로 올라갔다.
폴크스바겐은 유로6 엔진을 새롭게 장착한 골프 1.6 TDI 블루모션의 국내 연비가 ℓ당 16.1km로 기존 모델(18.9km)보다 낮아졌지만 유럽 연비는 3.9ℓ/100㎞로 변동이 없었다고 밝혔다.
이 같이 유럽과 한국에서 연비가 엇갈린 데 대해 복수의 수입차 업체 관계자는 “강화되는 공동고시 기준에 미리 맞춰 새 모델의 연비를 보수적으로 측정하고 있어 국내 연비가 하향 조정된 것 같다”고 말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오차 범위에서 유리한 데이터만 뽑다가 까다로운 규정에 맞게 제대로 된 데이터를 뽑아 연비를 측정하다 보니 이런 결과가 나오는 것 같다”면서 “전에는 공인 연비와 실제 연비의 차이가 너무 컸다”고 말했다.
이외에 유럽과 한국의 연비 테스트 방식이 다른 것도 연비 불일치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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