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회원국 장관 대상 서한에서 ‘음모설’ 제기
독일 폴크스바겐의 디젤차 배출가스 조작 사태와 관련, 프랑스·일본 합작사인 르노-닛산 얼라이언스 회장이 유럽연합(EU) 회원국 장관들을 상대로 한 편지에서 ‘미국 음모설’을 제기했다.3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더타임스 등 보도에 따르면 카를로스 곤 르노-닛산 얼라이언스 회장은 최근 EU 회원국 통상·무역 장관들에게 폴크스바겐 사태와 관련해 편지를 준비하면서 유럽 자동차 업계를 겨냥한 미국의 견제를 언급했다.
유럽자동차공업협회(ACEA) 회장이기도 한 그는 서한에서 애초 이번 사태가 미국에서 시작됐다는 사실을 들어 미국이 자국 자동차 업계를 보호하기 위해 가혹한 조치에 나선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출된 서한에서 곤 회장은 “유럽 업체들이 이 분야(디젤차) 기술에서 전세계적으로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데 그 지도력에 미국이 저항하려 한다”며 EU 회원국들이 유럽 자동차 업계에 손해를 끼치는 조치를 해선 안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유럽 자동차업체가 전 유럽에서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으며 EU의 환경 정책 기준에 맞춰 디젤차 기술을 발전시키려고 막대한 투자를 했다고 강조하면서 유럽 자동차 업계의 경쟁력을 저해하는 조치는 피해달라고 촉구했다.
ACEA 대변인은 이와 관련, 편지 내용 가운데 미국을 언급한 부분은 오해를 불러일으킬 우려가 있어 최종본에는 빠졌다고 해명했다.
환경단체 ‘교통과 환경(T&E)’ 관계자는 그러나 “(유럽의)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미국 음모론을 제기하기 전에 실험결과 조작이라는 자신들의 부정직한 행위가 사태의 근본 원인임을 인식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한편 폴크스바겐 그룹과 계열 브랜드인 아우디는 독일의 자사 고객들이 자신들의 차량 엔진에 문제의 조작장치가 달렸는지를 조회할 수 있는 웹사이트를 만들었다고 2일 밝혔다.
독일에서 폴크스바겐과 아우디 차량을 구입한 소비자는 ‘www.volkswagen.de.info’나 ‘www.audi.de’ 주소로 접속해 차량 일련번호를 입력하면 조작장치 탑재 여부를 알 수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폭스바겐코리아도 한국 소비자들이 차대번호로 해당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웹사이트를 조만간 공식 홈페이지에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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