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증권사 보고서, 이번엔 SK하이닉스 ‘강타’

외국계증권사 보고서, 이번엔 SK하이닉스 ‘강타’

입력 2013-07-02 00:00
업데이트 2013-07-02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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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SA 매도 의견에 8%대 급락…”3분기가 실적 정점”

외국계 증권사의 보고서가 또다시 국내 우량 IT주 주가를 뒤흔들었다.

이번에는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7위 기업인 SK하이닉스가 흔들렸다. JP모간의 목표주가 하향으로 삼성전자 주가가 폭락한 지 한 달여 만이다.

상승세를 보이던 SK하이닉스 주가가 2일 8.72%나 급락한 것은 외국계 증권사 크레디리요네(CLSA)의 ‘매도’ 의견이 위력을 발휘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CLSA는 지난 1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PC용 D램 현물가격의 하락과 함께 SK하이닉스 실적이 3분기를 정점으로 내리막길을 걸을 것으로 전망했다.

맷 에번스 CLSA 애널리스트는 “최근 PC D램 가격이 강세를 나타내고 있지만, 올여름 정점을 찍고 하락세로 돌아설 것”이라며 “가격이 급락하지는 않겠지만 여름 내내 점진적으로 하락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CLSA는 SK하이닉스의 올해 4분기 실적과 내년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각각 16%씩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PC용 D램 가격이 8월 1.75달러로 고점을 찍고서 서서히 하락하면서 SK하이닉스 실적도 둔화한다는 진단이다.

외국계 증권사 보고서 몇 장에 시장이 격렬히 반응한 것은 이들이 D램 업황의 정점이 기존 예상보다 더 일찍 찾아올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을 내놨기 때문이다.

반도체는 업황 주기가 실적이나 주가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는 업종이다. SK하이닉스는 D램 가격이 급등하면 곧이어 실적과 주가가 정점을 지나 급격히 악화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이에 대해 이종우 아이엠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경우 외국계 증권사가 부정적 보고서를 냈기 때문이 아니고 취약한 부분을 건드려 주가가 주저앉은 것”이라며 “3분기가 PC용 D램 업황 정점일 수 있다고 언급한 점이 치명적이었다”고 분석했다.

이 센터장은 “반도체 업종은 업황 주기가 대단히 커서 한 번 업황이 나빠지면 얼마나 바닥으로 내려갈지 가늠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날 SK하이닉스 주식을 내던진 것은 외국인이 아니라 기관 투자자들이었다. 직전 거래일 400만주 수준이던 거래량이 폭발적으로 늘어 1천334만주에 육박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당분간 반도체 업황이 정점을 찍는 시점을 둘러싸고 시장에서 치열한 공방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벌써 국내 증권사들은 외국계 증권사와 엇갈린 의견을 내놓고 있다.

송종호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하이닉스 매출 비중에서 PC용 D램이 30%, 모바일 D램은 35%를 차지한다”며 “PC용 D램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서더라도 하반기 모바일 D램 비중을 늘리면 실적이 계속해서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영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CLSA는 SK하이닉스의 내년 성장이 둔화할 전망이니, 실적이 좋을 때 팔아야 한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며 “그러나 반도체 업계가 슬림화됐고 설비투자 추세도 보수적이어서 과거의 경기순환적 특성이 약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 증권사들은 대체로 SK하이닉스의 하반기 호실적을 자신했지만, 내년 실적은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을 보였다.

세계 D램 업계 3, 4위 업체인 일본 엘피다와 미국 마이크론의 합병이 SK하이닉스 주가와 실적에 복병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두 회사가 합병하면 합산 시장점유율이 29.1%로 높아져 SK하이닉스를 3.4%포인트 앞선다.

송종호 연구원은 “마이크론과 경쟁이 심해지면 내년 실적을 명확히 장담하기 어렵다”며 “좀 더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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