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적완화 축소로 엔저 심화, 코스피 발목 잡히나

양적완화 축소로 엔저 심화, 코스피 발목 잡히나

입력 2013-12-20 00:00
업데이트 2013-12-20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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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양적완화 축소로 불확실성이 걷히면서 연말 랠리를 기대했던 코스피가 엔화 약세에 다시 발목이 잡힐지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미국 출구전략 이후 달러화 강세와 엔화 약세 기조는 쉽게 사라질 현상이 아니라는 점에서 국내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했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날 1.02포인트(0.05%) 오른 1,975.65로 장을 마쳤다. 이날도 코스피는 오전 11시 현재 전날보다 올랐지만 상승폭(0.20%)은 크지 않았다.

양적완화 축소 발표에 미국 증시가 큰 폭으로 오르면서 시장에서는 코스피의 강한 상승을 기대했지만 엔저가 찬물을 끼얹었다.

일본 엔화 환율은 미국 달러화 강세의 여파로 미국 금융위기 당시인 지난 2008년 10월 이후 5년 2개월 만에 처음으로 104엔선을 넘어섰다.

이상재 현대증권 연구원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온건한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으로 고무된 시장심리는 엔저라는 위험요인이 부각되면서 무너졌다”며 “상반기 글로벌 증시의 호조와 엔저에 따른 국내 증시의 부진이라는 탈동조화(디커플링)가 재현될 것이라는 걱정이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엔저가 더욱 심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데 있다. 일본이 경기둔화 우려 때문에 내년 4월 소비세 인상을 앞두고 추가 양적완화에 나설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김형렬 교보증권 연구원은 “미국 양적완화 축소 문제와 더불어 일본의 추가 경기부양정책이 논의되면서 엔화 약세가 다시 촉진되는 상황”이라며 “엔화 약세가 확산되다 보니 당장 실적의 변화가 있지 않지만 일본과 경쟁 관계에 있는 산업별로 투자심리가 나빠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증시를 이끄는 수출주에 있어 엔화 약세는 악재다.

한국과 수출 경합도가 높은 일본의 통화 가치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면 국내 수출 경기가 얼어붙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일본 업체와 경합도가 높은 자동차업종이 엔저에 민감한 영향을 받는다.

현대차(-3.08%), 기아차(-1.83%)는 전날 엔저라는 직격탄을 맞아 하락했고 현대모비스(-3.94%), 만도(-8.40%), 현대위아(-3.61%) 등 자동차 부품주들도 큰 폭으로 내렸다.

엔화 약세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기계, 운송장비, 전기전자 등 수출주의 실적을 확인하는 작업이 무엇보다 중요해졌다.

작년 연말과 올해 초에 엔저가 나타났을 때도 1분기와 2분기 국내 자동차업종의 실적은 나쁘지 않아 무난한 주가 흐름을 보인 바가 있다.

임수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연말 랠리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코스피가 1,950∼2,050의 박스권을 오갈 것으로 예상한다”며 “양적완화 축소의 불확실성이 누그러든 상황에서 4분기 실적이 어떻게 나오느냐가 증시의 향방을 가를 변수”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도 “연말 랠리의 가능성이 줄어든 만큼 내년 1월 증시를 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며 “국내 수급여건 회복이 확인되지 않은 만큼 거래대금의 회복을 기다려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적 불확실성이 사라지기 전까지 지수의 상단이 제약될 수 있어 핵심 종목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압축하는 투자전략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임 연구원은 “개별종목의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보여 무난한 지수형 상장지수펀드(ETF)의 단기 트레이딩이 유효할 것”이라며 “업종별로는 내년 전망이 좋은 유틸리티나 은행업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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