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투자전략> 배보다 배꼽이 커진 코스닥

<오늘의 투자전략> 배보다 배꼽이 커진 코스닥

입력 2015-02-17 08:44
업데이트 2015-02-17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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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가 답답한 흐름을 보이는 가운데 연초 들어 코스닥 시장의 상승이 눈부시다. 1월에만 9% 급등하고서 2월 들어서도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으며, 상징적 저항선인 600선을 돌파하면서 분위기가 한층 달아오르고 있다. 솔직히 유가증권시장이 3년 넘게 오르지도 내리지도 못하는 박스권에 갇혀 있다는 점에서 코스닥 시장의 상대적 강세가 반가운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몇 가지 좋지 못한 신호가 발견되고 있다. 일단 가장 우려되는 것은 신용융자잔고다. 신용융자는 주식이 올라갈 것으로 봤을 때 투자자들이 증권사 등으로부터 돈을 빌려 투자하는 것으로서, 일정시점에는 주식을 되팔아 갚아야 하는 자금이다. 문제는 2월 중순 들어 코스닥 시장의 신용잔고가 3조원을 돌파했다는 점이다. 3조원이라는 숫자가 큰 문제가 안 될 수도 있지만, 유가증권시장의 신용잔고가 2조6천억원 밖에 되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문제가 될 수 있다. 유가증권시장이 재미없는 것은 사실이지만, 코스닥 시장보다 시가총액이 8배 이상이나 큰 데도 신용잔고는 코스닥이 더 많아졌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일부 정책 테마주가 나타나고 있는 점도 부담이다. 코스닥의 모든 기업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정부 정책과 관련된 ‘카더라’성 테마주가 생겨나고 있다. 사실 해마다 연초에는 정부가 신년 업무보고를 하는 과정에서 주요 산업 육성방안을 논의하게 되고 이 과정에서 정책 테마주가 형성되곤 한다. 다만, 연초에는 해당 재료가 부각되지만, 사실 정책이 구체화되는 데는 상당한 기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2∼3월이 지나 이를 뒷받침하는 재료가 나오지 않으면 힘을 잃는 경우도 다반사이다.

마지막으로 코스닥 종목들의 이익 성장이 둔해질 가능성이 존재한다. 기업이익이 좋아지는지 또는 나빠지는지를 나타내는 이익수정비율을 살펴보면, 코스닥 종목들의 실적에서 최근 조정신호가 발견된다. 실적 발표 시기의 중반부로 넘어가는 2월 중순부터는 중소형주의 실적발표가 집중돼 있다는 점에서 코스닥 시장의 실적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어 보인다.

코스닥 시장이 길게 가기 위해서는 적어도 신용잔고의 소화와 기업실적 검증이라는 두 개의 숙제는 풀고 가야할 것 같다.

(작성자: 강현철 NH투자증권 투자전략부장. clemens.kang@nhwm.com)

※위의 글은 해당 증권사와 애널리스트(연구원)의 의견이며, 연합뉴스의 편집 방향과는 무관함을 알려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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