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날줄] 공무원 고액과외/오승호 논설위원

[씨줄날줄] 공무원 고액과외/오승호 논설위원

입력 2012-08-07 00:00
수정 2012-08-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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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차관 등 고위 공직자들의 고액과외가 구설에 오른 적이 있다. 지난 2009년 일부 부처 장·차관급과 대변인 등이 미디어트레이닝이라는 명목의 개별 교육을 받고 한 차례 200만원 이상씩을 지출했다. 장·차관은 한 차례 3시간 개인 레슨비로 500만원 이상을 지불하기도 했다. 이들은 전직 아나운서 등에게서 발성이나 인터뷰 실습 등을 교육받았다. 비싼 수업료는 국민 세금으로 충당됐다. 이런 사실은 다음 해 정기국회에서 알려졌다. 정부는 “공직자들이 미디어와 친숙해지고 정책을 국민에게 소상히 알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였다.”고 해명했으나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서울시 일부 공무원들이 승진을 위해 고액과외를 받고 있다고 한다. 6급 공무원들 가운데 5급 팀장으로 승진하려는 이들이 오피스텔 등에서 과외를 받는다는 것이다. 정확하지는 않지만 과외비는 3개월에 300만원 또는 6개월에 500만원가량이라고 한다. 몇 명이서 그룹으로 주말에 3~4시간씩 3개월이나 6개월 코스로 과외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과외비 수준이나 과외 장소 등으로 미뤄보면 대입 수험생들의 고액 비밀과외와 크게 다를 바 없다.

이들은 “승진하기 위해 내 돈 내고 과외받는데 뭐가 문제냐.”고 따질지 모른다. 공무원이 과외를 받아선 안 된다는 규정도 없다. 그러나 사교육이 공직사회로까지 번지도록 해서야 되겠는가. 유치원 과외, 고입 과외, 대입 과외, 취업 과외에 이어 공무원 고액과외까지, 과외천국이어선 안 된다. 공무원 과외가 더 이상 확대되기 전에 과외 수요가 생기는 이유부터 면밀히 파악해야 한다.

서울시는 2008년부터 심사승진과 역량평가시험으로 각각 절반씩 사무관 승진자를 정한다. 이 가운데 종전의 시험 대신 도입된 역량평가는 기획·조정·소통 등 사무관에게 필요한 잠재능력을 평가하는 것이다. 어떤 사안을 제시하고 뭐가 문제인지 찾아내는 서류함시험, 현상을 보고 리포트를 쓰는 사례연구, 팀장과 면담자와의 역할관계 등 세 가지에 대해 3일간 평가받는다. 오프라인으로 3일간 ‘맛보기’ 교육을 받는 게 준비의 전부라 하니, 부담이 커 과외로 이어지는 것 같다. 단순 암기식 시험을 역량평가 방식으로 대체한 것은 시대 흐름에 맞는 행정으로 평가받을 만하다. 일부 부작용이 있다고 해서 제도 자체를 없애 버리는 등 즉흥적 처방은 옳지 않다. 과외를 받아도 승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인식이 퍼지도록 시청 차원의 교육이 충분히 이뤄졌으면 한다.

오승호 논설위원 os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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